환율이 미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원(0.48%) 내린 1051.1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미국 부채한도 상향 조정에 대한 우려 탓에 나타난 전방위적인 미 달러화 약세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

미 달러화의 약세 영향으로 1.43달러대에서 거래되던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44달러대 후반으로 크게 올랐다. 엔·달러 환율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77.8엔선까지 떨어졌다가(엔화 강세) 이후 78.0엔대를 회복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 달 2일까지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협상 타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달러 약세 분위기에 빌미를 제공했다.

전날보다 0.2원 내린 1056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개장가를 고점으로 기록한 뒤, 장 내내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역외 쪽은 장 내내 달러매도세를 나타내며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다만 환율이 1051원까지 내려오면서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달러매수)가 유입,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 환율이 1051원선에서 지지를 받는 과정에서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외환 당국의 속도조절성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추정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미 달러화 약세 흐름이 강화됐지만, 환율이 1050원대 아래쪽으로 떨어지기에는 모멘텀(계기)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커지고 있어 환율은 현 거래 수준을 유지한 채 주 후반쯤에나 1050원대 하향테스트를 시도할 듯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22포인트(0.85%) 오른 2168.70에 장을 끝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52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오후 3시 10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4492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8.05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