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구세대적인 사람인가 보다. 최근 젊은이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쓸 줄 몰라 한 직원으로부터 사용법을 익혔다. 그 후 문자메시지보다 간편하고 다양한 기능이 있는 카카오톡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다. 사실 나로서도 과거에 짧은 문자메시지로 인해 오해와 결례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하루는 간단한 문자 전송과 답신으로 생긴 오해 때문에 부하 직원을 꾸짖은 적이 있었는데 추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오해를 풀기도 했다. 간소화된 현대 통신 수단은 때로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그 이유는 바로 짧은 몇 글자엔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작은 에피소드는 소통 방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근래 들어 고객 관계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도 소통문화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는 것 같다. 과거에는 상사에서부터 아래 직원들로 전달되는 톱다운 방식의 소통문화였다면,요즘은 우리 회사 내에서 이뤄지는 소통 방식만 보더라도 상당히 수평적이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거 당시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민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지난 6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타운홀(Town Hall)'이라는 이벤트를 열어 미국 경제에 관해 자국민과 대화를 나눠 또 한번 화제가 됐다.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더욱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도입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변화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 필자의 회사에서는 바자회를 열어 모인 수익금으로 서울숲에 200여그루의 나무를 심는 '러브 체인 나무심기'라는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 행사는 사내 조직의 공동체 의식 증대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나무 심기가 끝난 후 임직원 간 소통과 화합을 위한 다양한 그룹활동이 이뤄질 수 있었다.

오랜 사회생활 경험을 뒤돌아보면 회사에서 직원들 간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때 업무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 진정한 소통은 서로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배려하는 마음가짐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런 것들이 모두 현대 조직 문화에서 요구되는 진정한 리더십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울러 우리 또한 메신저로 전달되는 글로부터 따뜻한 온정을 바라는 것보다 나 자신이 먼저 올바른 소통의 방법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 짧은 문자 하나에 감정이 좌우되는 그 순간들이 오늘 나의 소통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박현구 < 한국지멘스 헬스케어 총괄대표 hyeongu.park@siemen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