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30분간 쏟아진 서울 소나기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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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북구엔 37㎜ '집중호우'…서초구는 1.5㎜ '찔끔'
강수량 편차 최대 25배…26일에도 비슷한 상황 이어져
대기 불안정…국지성 호우 잦아
강수량 편차 최대 25배…26일에도 비슷한 상황 이어져
대기 불안정…국지성 호우 잦아
지난 25일 저녁 서울 일부 지역에선 30분 남짓한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렸다. 성북구에 37㎜가 내린 것을 비롯해 노원구(28.5㎜),은평구(24㎜) 등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갑자기 내린 집중호우로 청계천에서 산책하던 시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같은 시간 한강 남쪽 서초구에선 빗방울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서울 지역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린 성북구와 적게 내린 서초구의 강수량 편차는 25배에 달했다.
하루 뒤인 26일에도 전날에 비해 지역별 편차는 줄었지만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됐다. 서울의 강북 지역에는 150㎜가 넘는 비가 내렸지만 강남 · 서초구 등 한강 남쪽에는 그 절반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같은 서울에서도 이처럼 지역별로 강수량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관영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26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일시적으로 축소되면서 북쪽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와 한반도 대기가 불안정해졌다"며 "대기 불안정과 함께 대기 상층과 하층의 온도 차이가 커지면서 국지성 소나기가 내린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폭염으로 뜨거워진 하층 공기가 상승해 상층의 찬 공기과 만나면서 강한 소나기 구름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기 불안정에 따라 형성된 소나기 구름 규모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나기 구름이 덮은 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리지만 구름이 비켜간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정 분석관은 "이는 올해만의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매년 여름 빈번하게 발생하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상청은 2000년대 들어 더욱 좁은 지역에서 강한 비를 뿌리는 추세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기후가 점차 더워지면서 국지성 호우가 아열대 지방에서 내리는 '스콜'처럼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집중호우는 28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26일 서해안 지방부터 비가 시작돼 점차 확대되면서 서울 지역에도 천둥 ·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