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휴가를 떠났다면 술도 평소에 잘 즐기지 않던 색다른 걸 마셔봐야 하진 않을까. 선택의 폭이 소주,맥주,혹은 소주+맥주 정도에 그치는 직장 회식에 질렸던 당신이라면 피서지에서만큼은 분위기에 어울리는 색다른 술을 즐겨보자.

로맨틱한 분위기의 해변 숙소에서 연인과 함께라면 무색무취의 보드카가 어울린다. 그냥 살짝 얼려 마셔도 좋고,레몬이나 오렌지주스 등과 섞어 칵테일을 만들어도 괜찮다. 스웨덴산 '앱솔루트 보드카'가 보드카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대표 제품이다.

양주시장에서 요즘 두각을 나타내는 품목은 주 원료인 맥아만을 증류 · 숙성시켜 만든 위스키인 싱글몰트 위스키다. 최근 5년간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상대적으로 고가이지만 향과 맛이 강해 휴양지에서 분위기 있게 즐기기에 좋고,브랜드별로 맛의 차이도 비교적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편이다. '맥캘란 1700 프레지던트 에디션'은 기존의 주력 제품이었던 700㎖과 달리 500㎖ 짜리로 용량을 줄여 폭음 부담을 덜었다. '스카치블루 싱글몰트'와 '더 글렌리벳 25년' 등도 최근 눈에 띄는 신제품이다.

맥주가 아닌 탄산수에 증류주를 희석시켜 마시는 '하이볼' 스타일도 젊은 느낌의 폭탄주로서 휴양지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주류 수입업체들은 이미 바 등의 업소를 대상으로 자사가 판매하는 위스키에 탄산수를 함께 공급하는 하이볼 마케팅을 벌이는 중이다. 일반 맥주 대신 흑맥주를 섞거나 보드카에 생수를 타서 마시는 음주법도 있다.

이런 술이 너무 독하게 느껴진다면 '소주처럼 즐기는 와인'을 표방한 부담없는 와인도 있다. 12개 별자리를 주제로 개성 있는 일러스트를 담은 스페인산 레드 와인 '뱅주 조디악 시리즈'는 용량을 일반 와인의 절반으로 줄인 1만원대 제품이다.

도심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시내 호텔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케 행사를 추천할 만하다.

신라호텔에선 이삭 끝에서 알갱이가 큰 쌀만 선별해 양조한 '미즈호',전통 제조법으로 만들어 날카로우면서도 깔끔한 맛이 특징인 '카가토비',목넘김이 부드러워 여성들도 즐길 수 있는 '나마자케'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다음달 말까지 세종호텔에 가면 미국에 진출한 사케 중 베스트셀러로 평가받는 '준마이 스이진'을 비롯해 젊은층에 인기가 좋은 '아사나마',아키타현의 대표 사케인 '준마이다이긴죠 초카이산' 등을 음미해볼 수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