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단과 첫 만찬.."대북지원, 유연하되 원칙은 지켜야"
金총리는 靑 정무ㆍ홍보수석ㆍ기획관리실장과 만찬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밤 삼청동 안가로 특보단을 불러 만찬을 함께 하며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특보단만 따로 불러 식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특보 정치가 활성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특히 최근 남북관계 급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이는 것과 관련, 대북 관계에서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과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가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북한 문제는 유연하게 하되 원칙을 지키면서 하려고 한다"면서 "내가 (대북 문제를 다루면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것도 아닌데…"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은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몇몇 특보의 건의에 대해 "원칙은 지키되 유연하게 하려고 한다"면서 "인도적 지원은 투명성만 전제된다면 언제 하지 않으려 한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을 지키지만 무조건 강경 일변도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 변화"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만찬 내내 집중 호우가 지속되자 취약 지역에 피해가 생길 가능성에 대해 많은 우려를 했고, 특보들은 "기록적 폭우인데 큰 물난리가 나지 않은 것은 4대강 사업 덕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복지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우리가 문화 복지를 위해 서민들을 위한 바우처 제도 등에도 대대적인 예산을 편성했는데, 이런 것도 친서민 복지인데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면서 "이런 부분은 우리가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 기회 확대를 위해 고졸 출신이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으로 더 많이 채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보들은 이 대통령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거론, "이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국민들에게 그런 역할이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보들은 또 일각에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을 거론하는 점을 언급, "임기가 아직 1년반 이상 남았고 대형 권력비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레임덕 소리가 나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널리 알리는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전문가들이고 식견 있는 분들이니 각계 의견을 잘 전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는 상근특보인 박형준 사회특보와 이동관 언론특보, 비상근특보인 김덕룡 국민통합특보, 이희원 안보특보, 유인촌 문화특보, 이현구 과학기술특보, 오해석 IT특보, 김영순 여성특보 등 특보단 전원이 참석했다.

반주로는 막걸리가 소량 올라왔고, 만찬 장소인 안가는 새로 지은 한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도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지난달 청와대 개편 때 새로 임명된 김효재 정무수석, 김두우 홍보수석,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을 초청, 만찬을 함께하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