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채한도 증액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며 증시에 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횡보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7일 전문가들은 당분간 뜨뜻 미지근한 분위기에서도 실적과 개별 이슈들로 종목 차별화가 나타날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권고했다.

◆ 부담스러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

국내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거는 기대가 미국에 비해 약한 것은 사실이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현재 미국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주당순이익 기준)은 75.2%에 육박하고 있다. 2007년 이후 평균인 67.6%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기업 중 불과 24%(7월초 추정치 기준)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들 중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가 완비된 61개 종목을 기준으로 한 어닝 쇼크 비율은 42.6%에 달하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 여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경우 IT 업종을 중심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고 있고, 컨센서스가 꾸준히 낮아졌기 때문에 상대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업종 및 종목별 차별적인 상승세

이에 따라 2분기 실적발표가 업종과 종목별 차별화를 부각시킬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약세를 보이는 종목들은 2분기 실적이 부진하고 수출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2분기 실적발표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아니지만 업종과 종목별로는 주가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는 종목들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며 "컨센서스의 변화를 확인하면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을 예상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적 발표 전 최종적으로 형성된 실적 전망치가 기존의 전망치에 비해 상향 조정된 경우 실제로 어닝 서프라이즈로 이어질 확률은 약 63%에 이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 "'어닝 쇼크' 종목도 기회는 있다"

다만 '어닝 쇼크'를 기록한 종목들에서도 희망을 찾고 있다.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다면 쇼크 이후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조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추이는 향후 전망치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닝 쇼크를 낸 기업들 중에서도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그룹의 경우 단기적인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곧 반등에 나섰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실적이 부진해도 내수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차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수주의 경우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 정부의 내수경기 부양의지를 감안할 때 3분기 이후 실적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외에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 업종은 항공운수, 건축자재, 자동차부품, 미디어, 인터넷 서비스, 식료품, 종이 및 목재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소비재, IT 서비스, 게임 소프트웨어, 보안장비, 통신장비, 셋톱 박스 업종의 경우는 영업이익 절대규모 수준이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