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또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원(0.10%) 내린 10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20일 1055.3원으로 내려온 이후 21일(1054.6원) 22일(1051.9원) 26일(1051.1원) 연저점을 경신해 왔다.

이날 환율은 미 달러화의 전방위적인 약세 흐름에 강한 하락(원화 강세) 압력을 받았다. 미 달러화 약세 흐름을 반영,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호주 달러화 뉴질랜드 달러화뿐 아니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스위스 프랑까지 미 달러화 대비 초강세를 나타냈다.

원화도 이에 영향을 받으며 전날 종가보다 1.2원 내린 1049.9원에 장을 시작했다. 환율이 이 수준까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8년 8월 22일 이후 3년 만이다.

환율은 1049.6원까지 내리면서 낙폭을 늘리는 듯했지만 곧바로 1050원대로 복귀, 1052.2원까지 반등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 당국의 개입성 달러매수가 유입됐다고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추정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1050원선이 시작부터 무너지면서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유로화가 1.45달러대로 상승하고 국내 증시도 오름세로 돌아선 데 힘입어 추가 하락을 시도했다. 장중 1049원까지 내려갔다가 당국의 종가 관리성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1050원에서 장을 마쳤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미 달러 약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위험·안전 통화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미국 부채상향 조정과 관련한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미 달러 약세 따른 하락 흐름을 지속할 듯하다"고 언급했다.

변 연구원은 "1050원 아래쪽으로 내려간다면 뚜렷한 다음 지지선이 없는 상태에서 10원 단위의 계단식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5.61포인트(0.26%) 2174.31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39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오후 3시 45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4490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7.65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