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과 27일 이틀간 서울 · 경기 · 강원 등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도심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다. 경기도 광주시 경안천과 곤지암천이 범람하고 서울 우면산과 강원도 춘천 등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사망 · 실종자가 40여명에 이르렀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틀간 서울에 472.5㎜의 폭우가 쏟아졌다. 7월에 내린 이틀간 강수량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다. 강남역 일대 삼성 사옥 인근 지역은 하수가 역류하면서 무릎까지 물이 들어차 교통이 마비됐다. 강남역~양재역 구간은 거대한 수로로 변했다.

강남구 신논현역 사거리와 강남역 사거리 사이 강남대로와 삼성역 주변 테헤란로 역시 빗물이 무릎 정도까지 차 올라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다.

동부간선도로는 서울 방향 수락지하차도~월릉교,의정부 방향 성동교~월계1교 구간 등 전 구간이 통제됐다. 한강 잠수교와 증산지하차도,신월지하차도,양재천로 하부도로 영동1교~KT 구간은 물이 차는 바람에 차량 출입이 막혔다.

저지대 주택 밀집지에서는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북가좌2동과 신림5동,화곡동 사거리 등의 주택이 침수돼 이날 서울 지역에서는 배수 지원 요청만 1100건 이상에 달했다.

지하철 운행 중단도 잇따랐다. 선릉역 침수로 한때 선릉과 수서 간 분당선 전동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이 잠겼다. 오후 1시20분께에는 중앙선 용산~청량리역 구간의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산사태와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도 컸다. 이날 오전 8시45분께 우면산 자락인 서울 우면동 형촌마을과 방배동 전원마을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구학서 신세계 회장의 부인인 양명숙 씨(63) 등 16명이 사망하고 4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소양강댐 인근 야산에서는 이날 새벽 산사태가 발생,펜션에 묵고 있던 인하대 학생 10명 등 13명이 사망했다.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기도 광주시에선 경안천과 곤지암천이 범람, 6명이 사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9일까지 수도권에 250㎜의 폭우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