展示행정이 '강남 물바다'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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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관 확장 결정하고도 예산 배정 안 해…한강르네상스 등 '보이는 治水'에만 집중
강남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지역이 대형 수해(水害)를 당한 것은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등 '보이는 치수(治水)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입,집중호우에 대비한 배수처리시설 확충 등 정작 시급한 치수사업을 소홀히 한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작년 여름 수해 이후 현재 시간당 75㎜인 하수관거(618㎞)의 빗물 처리 용량을 시간당 95㎜로 늘리기로 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해온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예산이 285억원밖에 책정되지 않아 우선 교체 대상 81㎞ 구간 중 연내 착공하는 구간은 5㎞에 지나지 않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서울시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좁은 골목 외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강남구에 지하 저류시설 설치 등을 여러 차례 건의했는데도 묵살했다"며 "작년에 큰 수해를 입었으면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데 생색나는 외형 정책에만 치중하고 중요한 방수대책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보이는 치수사업에 들어가는 수천억원의 비용을 방수대책에 집중 투입했다면 수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또 중랑천변 등 강북 지역은 빗물펌프장 증설 등에 힘입어 거의 수해를 입지 않았지만 강남구는 기존 처리 용량에 안주하다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현재 강남권에 설치된 하수관거의 용량은 강남 개발을 시작한 1970년대 그대로다.
서울시의 방수대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영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부 교수는 "물이 빠져나가는 곳을 한곳으로 모으고, 보도 광장 등을 화강암으로 덮으면서 땅이 물을 흡수하지 못해 수해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하수관거 확충,지하 저류시설 설치,빗물펌프장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서울시는 작년 여름 수해 이후 현재 시간당 75㎜인 하수관거(618㎞)의 빗물 처리 용량을 시간당 95㎜로 늘리기로 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해온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예산이 285억원밖에 책정되지 않아 우선 교체 대상 81㎞ 구간 중 연내 착공하는 구간은 5㎞에 지나지 않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서울시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좁은 골목 외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강남구에 지하 저류시설 설치 등을 여러 차례 건의했는데도 묵살했다"며 "작년에 큰 수해를 입었으면 우선적으로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데 생색나는 외형 정책에만 치중하고 중요한 방수대책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보이는 치수사업에 들어가는 수천억원의 비용을 방수대책에 집중 투입했다면 수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또 중랑천변 등 강북 지역은 빗물펌프장 증설 등에 힘입어 거의 수해를 입지 않았지만 강남구는 기존 처리 용량에 안주하다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현재 강남권에 설치된 하수관거의 용량은 강남 개발을 시작한 1970년대 그대로다.
서울시의 방수대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영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부 교수는 "물이 빠져나가는 곳을 한곳으로 모으고, 보도 광장 등을 화강암으로 덮으면서 땅이 물을 흡수하지 못해 수해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하수관거 확충,지하 저류시설 설치,빗물펌프장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