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에 이어 경기 우려까지 겹치면서 급락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98.75포인트(1.59%) 떨어진 12302.5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27.05포인트(2.03%) 내려간 1304.89를 기록하며, 지난달 1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75.17포인트(2.65%) 하락한 2764.79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따른 우려에 이어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 발표까지 겹치면서 급락했다.

부채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자신이 제출한 적자 감축법안의 하원 표결을 오는 28일까지 연기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지난달부터 이달 15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중 4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지역에서의 경제활동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에 발표했던 베이지북에서는 4개 지역에서만 경기회복세가 느려졌다고 보고했었다.

또 같은날 발표된 미국의 내구재주문이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 상무부는 6월 중 내구재 주문이 전월보다 2.1%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예상치는 0.3% 증가였다. 5월 중 내구재 주문 증가율도 애초 2.1%에서 1.9%로 수정됐다.

사라 헌트 알파인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거시경제와 관련한 이벤트가 명확하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정치적 다툼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것 외에도 근본적인 경제지표 역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던 기술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인터넷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주니퍼 네트웍스는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21% 폭락했다.

반도체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와 마이크론 텍이 각각 3.7%, 5.4% 하락했다. 네트워크 전문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도 3.7% 떨어졌다.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유나이트디테크도 모두 2% 이상 빠졌으며, 중장비제조업체인 캐터필러도 3% 이상 내렸다.

보잉과 아마존닷컴은 호실적 소식에 각각 0.6%, 3.8% 상승했다. 또 이날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던킨브랜즈는 첫 거래에서 46% 이상 급등했다.

국제유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2.19달러(2.2%) 내린 배럴당 97.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