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LG이노텍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올 하반기 실적 개선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이 줄을 잇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8일 LG이노텍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단기매수'(트레이딩 바이)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15만원에서 11만3000원으로 낮췄다.

이 증권사 하준두 연구원은 "부진한 실적의 원인은 한두가지가 아니나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의 심각한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최대 고객사인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등이 아직까지는 정상화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LG이노텍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59억원)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한 것이지만 시장 추정치 등을 하회한 것"이라며 "예상 대비 부진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LG이노텍 목표주가를 기존14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3분기와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하 연구원은 "2011년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LG이노텍이 3분기에도 크게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발광다이오드(LED)부문은 3분기에도 한자리 초반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정보기술(IT) 시황이 상반기 대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점으로 LG이노텍 실적이 2분기 대비 소폭 개선될 수 있으나 기대 수준은 낮춰야 할 것"이라며 "TV용 부품은 물량 정체와 단가 인하 압력이 가중돼 하반기 개선을 낙관하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LED의 영업적자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우려다.

동부증권은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을 시장보다 보수적인 515억원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2분기 실적과 낮아진 하반기 기대감을 반영해 연간 실적의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점진적으로 실적 개선세는 나타나고 있으나 속도는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면서 "아직 주력 사업에서 힘이 회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오지 않고 실적의 추가 하향 조정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판단돼 보수적인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한 밸류에이션 지적도 이어졌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LED의 적자 지속에 따라 LG이노텍이 받고 있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대비 주가수준) 부담은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현재 주가는 2012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497원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194배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실적 추정치를 낮춰 잡으면서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일각에선 실적 부진이 주가에 이미 선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긴 어려우나 현재 주가는 실적 부진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하반기 전반적인 IT업황 개선 추이를 지켜보면서 매수 시기를 가늠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전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2% 감소한 59억14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같은 기간 매출액은 14.0%늘어난 1조173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69억75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