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물폭탄' 외제차 최대 900대 피해…손보사 보상액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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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차보험 가입자 500여대 피해 접수…보상액 400억 넘을수도
27일 서울 서초 강남지역에 집중된 '물폭탄'에 따라 침수 피해를 입은 최고급 수입차가 최대 9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및 손보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서울지역에서만 침수 피해를 당한 차량은 총 4200대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수입차는 5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폭우 피해로 신고된 차량은 자차 보험에 가입된 고객 수"라며 "수입차의 경우 피해 차량 가운데 56%만이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피해를 입은 차량의 숫자는 최대 900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대당 평균 차값이 7000만~800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할 경우 손보사가 지급해야 할 자차보험 가입 차량의 보상 금액만 무려 3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자차보험 가입자 중에서도 사고 접수를 아직 하지 못한 운전자도 많아 보상액은 400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피해 차량 보상 금액이 눈덩이처럼 커진 이유는 피해 고객이 보험사로부터 100% 수리 조치를 받을 수도 있으나, 보험가입한도 내에서 보상액을 받아내는 '전손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를 본 운전자가 보험사로 부품이 손상된 차량을 넘길 경우 연식에 따라 차값의 최대 90%까지 보상 받을 수 있다"면서 "그 비용으로 신차를 구매하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상 금액을 지급한 보험사들이 침수 차량을 떠 맡아 부품수리를 한 후 다시 중고차 시장으로 내다 파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험사마다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면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되는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 고급 외제차의 경우 '물 먹은' 엔진의 교체 비용만도 차값에 육박하는 수천만원에 달해 새 차로 교체하는 고객이 많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설명이다.
이번 폭우로 침수된 외제차 대다수가 핵심부품인 엔진에 물이 차고 전자제어장치 부품이 훼손될 것으로 보여 단순 A/S 부품 수리만으로 차량을 복구하긴 힘들게 됐다.
하지만 손보협회 측은 피해 차량들이 해당 수입차의 서비스센터에 입고돼 전손 상태 여부를 확인한 후에야 정확한 대수 파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14개 회원 보험사에 가입된 피해 차량마다 피해 부위가 달라 전손 차량 및 피해액을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