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엔 코스피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까.

이달 초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2200선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웠던 코스피지수는 미국과 유럽 악재에 발목 잡혀 급락한 후 저점을 높여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그동안 증시를 짓누른 대외 악재들의 영향력이 다음달엔 점차 줄어들면서 코스피지수가 최고치를 새로 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의눈]8월 코스피, 최고치 경신 기대 '솔솔'…'예상치 2257'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 대우 솔로몬 신한금융투자 유진 한양 KTB NH 등 8개의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8월 코스피지수 전망치의 고점 평균은 2257.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기록한 전고점(2228.96)보다 30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내달 2일인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 시한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부채협상 관련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타결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풍부한 유동성 환경을 바탕으로 증시가 재차 최고치 경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8개 증권사 중 최고 전망치(2300)를 제시한 대우증권의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8월엔 유럽 재정 문제 봉합, 미 국채 발행 한도 상향 조정 등이 이뤄지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며 "주가는 이익 전망치 하향이란 악재보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메리트와 저금리란 호재를 반영해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1981년 이후 코스피지수의 월별 평균 수익률상 8월이 가장 부진했다"면서도 "올해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대외변수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안도랠리와 함께 수년간 반복한 무기력함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날 종가와 비교하면 평균 목표치의 상승 여력이 3.8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다음달 증시 대응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단 평균치는 2083.75로 집계돼 2100선 하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리스 사태를 미봉책으로 막아놨기 때문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분기에 재정부실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리스 2차 재정지원을 합의해 재정위기 이슈가 일단락된 듯 싶지만 그리스에 용인된 선택적 디폴트의 파급을 예상하기 어렵고, 남유럽 국가로 신용위험 이슈가 확산될 여지가 남아있다"며 "상반기에 확인한 국내기업들의 실망스런 실적에 비춰 하반기 이익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경기선행지수 상승, 원화 강세 기조 지속 등을 고려한 투자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특히 2000년 이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경기선행지수가 동반 상승한 5차례 국면에서 코스피지수가 오름세를 지속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운수장비, 화학, 철강금속, 기계, 의료정밀, 은행 등이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 팀장은 "과거 5차례 강세 국면에서 운수장비업이 매번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웃돌았고, 화학, 철강금속, 기계, 의료정밀, 은행업의 경우 4차례 수익률 상회 기조를 나타냈다"며 "미 제조업지수 상승과 2분기 이후 외국인이 정보기술(IT)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IT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시장의 초점이 대외변수에서 중국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등 펀더멘털 환경으로 돌아오면 주춤했던 대형주들이 기를 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다음달엔 대형주의 상승 주도 기조가 복귀할 것"이라며 "실적 모멘텀 우위가 두드러지는 자동차와 에너지, 주가 바닥권 접근 가능성이 돋보이는 조선업종이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은행주의 경우 선진국 채무 우려 해소 수혜가 기대되고, IT주는 수요회복 신호가 미약해 단기매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