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는 제한된 투자자들로부터 사모형태로 자금을 조달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연 10% 안팎의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상품이다. 파생상품 등에 대한 헤지거래를 통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전통적인 투자수단과 상관관계가 낮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투자자들에게 대체 투자수단을 제공한다.

헤지펀드의 태동은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학자이자 저널리스트였던 앨프리드 윈슬로 존스가 최초의 헤지펀드를 만들었다. 그는 레버리지(차입)와 공(空)매도를 이용하는 헤지 전략을 구사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이후 헤지펀드의 정착기로 불리는 1968년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 헤지펀드들이 탄생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인 조지 소로스나 줄리안 로버트슨이 이 시기에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영국 금융서비스 업체인 더씨티유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세계 헤지펀드 자산규모는 1조9200억달러에 달한다. 헤지펀드 수도 9550개에 이른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헤지펀드 규모가 2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헤지펀드는 수익을 높이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존 펀드에 비해 적극적으로 투자대상과 전략을 발굴하기 때문에 첨단 금융기법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틈새를 노려 수익을 올리는 특성상 비효율적인 시장구조를 개선하는데도 기여한다. 신규 시장 개척으로 금융의 국경을 넓히고,자본시장의 기반을 확대하는 것도 헤지펀드의 순기능이다.

반면 투명성이 낮고 법적 규제를 덜 받는 데다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과 단기차익 추구 등으로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역(逆)기능도 있다. 1998년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헤지펀드는 금융시장에 '양날의 칼'"(정진균 삼성증권 대체투자 팀장)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