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 “피서경기가 아예 없어요．그냥 울고 싶어요．”

동해안 해변(해수욕장)이 7월 마지막 주에서 8월 첫주로 이어지는 피서 절정기를 맞았지만 궂은 날씨와 이상저온에 이어 수도권 물난리까지 겹쳐 피서 경기가 실종되자 주변 상인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지난 1일 속초해변에 이어 8일 경포해변 등 동해안 94개 해변이 일제히 개장했지만 햇볕을 구경하기 힘든 궂은 날씨와 중부권 폭우가 계속되면서 피서철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이 울상을 짖고 있다．

28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강릉지역의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각각 0．8도,1．5도 낮은 23．1도와 26도였다．일조시간은 평년의 51．4%에 불과한 59．8시간,강수량은 예년보다 39．6% 많은 307．1㎜였다．27일 가운데 20일은 비가 내려 평년(13．9일)보다 날씨가 좋지 않았다．이상저온은 피서 절정기인 다음달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해변 개장 이후 27일까지 동해안 94개 해변을 찾은 피서객은 282만68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22만4천658명에 비해 13% 가량 줄었다．예년 이맘때쯤이면 피서객으로 붐볐을 백사장과 주차장은 썰렁하다．피서철마다 되풀이되는 숙박전쟁으로 바가지 요금의 대명사였던 해변 인근 모텔과 펜션 민박 등 숙박시설도 방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있다．

경포해변 인근 상가에서 횟집과 숙박업을 함께 하는 박모(52·여)씨는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회를 먹으려는 사람이 없어 피서철 경기가 실종됐는데 수도권 물난리까지 겹쳐 최대 피서객인 수도권 주민들이 휴가를 아예 포기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해변은 더 심각하다．강릉 사천면 사천진리에서 횟집을 하는 유모(58·여)씨는 “여름장사를 기대하고 빚까지 얻어 횟집 앞에 벤치와 파라솔을 구입했는데 손님이 없어 대출금도 갚지 못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