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100년 만의 물폭탄'] 서울 한 달 간 1543㎜…1년 강수량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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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降雨기록 갈아치운 수도권
기상청 "대기 불안정 계속…29일까지 60㎜ 더 내릴 듯"
기상청 "대기 불안정 계속…29일까지 60㎜ 더 내릴 듯"
서울에 지난 26일부터 사흘 동안 연간 강수량의 30%가 넘는 비가 내렸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집중호우가 시작된 26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서울에 530㎜의 비가 쏟아졌다. 서울 연평균 강수량(1450.5㎜)의 35%에 달한다. 26일 171㎜가 내렸고 27일엔 7월 하루 강수량으로는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인 301.5㎜의 비가 내렸다.
지금까지는 하루 강수량 기준으로 1987년 7월27일(294.6㎜)이 최고 기록이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1920년 8월2일(354.7㎜)과 1998년 8월8일(332.8㎜)에 이어 세 번째다. 지역별로는 관악구 359㎜를 비롯 강남구(322㎜) 강동구(315.5㎜) 등 모든 지역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경기 북부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동두천에는 27일 449.5㎜가 내려 7월 하루 강수량 기준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문산(287㎜)도 기상 관측 이래 하루 동안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26일부터 서해상에서 강한 남서풍을 타고 유입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건조한 공기에 부딪치면서 대기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다"며 "서울 경기 강원영서 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60㎜ 이상의 집중호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장마까지 계산하면 중부지역의 강수량은 더 많아진다. 장마가 시작됐던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한 달여 동안 서울의 강수량은 1543.5㎜로,연간 강수량(1450.5㎜)을 웃돌았다. 평균 1년 동안의 비가 이번엔 한 달 남짓한 짧은 기간에 쏟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의 연간 강수량은 2000㎜를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서울의 연간 강수량이 2000㎜를 넘은 것은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6번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29일까지 최대 6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호우로 총 강수량이 600㎜가 넘는 곳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새벽부터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전 사이에 국지적으로 시간당 20㎜ 이상의 강한 비가 온 후 오후부터 점차 그칠 전망이다. 대기 불안정으로 남부 지역에도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다음달 1~2일 적은 양의 비가 내린 뒤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