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58 · 오른쪽)가 한국에서의 소중한 인연에 대해 털어놨다. 스티븐스 대사는 27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를 통해 35년 만에 옛 제자와 재회한 소식을 전했다. 그는 "몇 주 전 강원도 비무장지대 전방에 근무하는 한 한국 육군 대령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그는 나의 제자였다"며 이철원 대령(왼쪽)을 소개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1975년 한국에 평화봉사단으로 와 예산중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이 대령에 대해 생생히 기억하는 그는 "아주 영리하고 근면하고 책임감 있는 학생이었다"며 당시 찍은 흑백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이 대령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필리핀 동티모르 이라크 등지에서 근무했다. 텍사스와 하와이에서 열린 미군과의 공동 훈련에도 참가했고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을 갖췄다"며 제자를 칭찬했다.

그는 이 대령이 거쳐온 커리어가 바로 오늘 이 나라를 변화시킨 '글로벌 코리아'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에 부임한 지 3년이 돼간다. 그동안 예전에 알던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인생은 놀라움으로 가득한 것 같다"며 "한국에서의 인연은 영원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대사는 1978년 주한미국대사관 시험에 합격하며 외교관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984년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 1987년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정무팀장으로 근무했다. 2008년 9월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한 그는 한 · 미수교 후 첫 여성 미국대사로 많은 사람의 환영을 받았다. 다음달 3년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다.

김계현 한경닷컴 기자 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