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폭우로 인한 도시 기능 마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하수관 신설 및 확충 등 수방 능력을 강화하면서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 변화로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이례적인 폭우가 일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지형적으로 저지대인 강남역 대치역 사당역 등 강남지역과 휘어진 C자형 하수암거(배수를 위한 박스 모양의 하수터널)와 지반침하로 매년 상습 침수를 겪고 있는 광화문 일대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강남의 배수시설과 배수펌프장은 도시계획이 마련되던 1970년대 기준으로 집중호우가 많은 현재와는 동떨어진 상황"이라며 "주요 지역에 대심도터널 등 대형 저류지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영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강남과 광화문 등 도심 지역의 침수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수관과 펌프장 신설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하에 물을 보관할 수 있는 대형 저류조를 조성하고 빗물이 쉽게 흡수되는 투수 아스팔트 시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광화문의 경우 동화면세점 건물 지하에서 하수암거가 C자 형태로 꺾이면서 청와대 쪽에서 내려오는 백운동천 하수암거의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침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선공사 외에도 저류조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