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옥수수 밀과 같은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식품의 원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설탕 커피 오렌지주스 등도 값이 연쇄적으로 뛰면서 크래프트 네슬레 등 식품회사들은 울상이다.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최근 "2030년까지 주요 작물의 평균 경작 비용이 120~180% 증가할 것"이라며 과테말라 인도 아제르바이잔 동아프리카 등을 식량안보 위험 지역으로 지목했다.

곡물 중에선 옥수수와 밀이 특히 영향을 받았다. 28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옥수수 12월물 가격은 부셸(25.4㎏)당 686.25센트로 1년 전보다 75.6% 급등했다. 옥수수 주산지인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극심한 더위가 지속된 탓이다. 밀 9월물 가격은 부셸당 693.25센트로 전년 대비 12.6%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 캐나다 밀 재배 지역의 파종이 홍수로 늦어진 데다 프랑스 등 유럽 지역에선 가뭄이 발생해 곡물 작황이 매우 부진하다"고 전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 스탠퍼드대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전 세계 밀 생산량은 5.5%(3300만t),옥수수 생산량은 3.3%(2300만t) 감소했다.

설탕 커피 등 식품값도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설탕 10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29.92센트로 1년 전 대비 58.6% 올랐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 · 수출국인 브라질의 중남부 지역에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 데다 올초 서리로 냉해 피해를 입어 작황이 좋지 않은 탓이다. 로이터통신은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설탕 생산량이 119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낮은 수준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커피 9월물은 파운드당 238.35센트로 전년 대비 42.4% 올랐다. 최대 산지인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 잦은 비로 인한 저온현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냉동농축 오렌지주스 9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198.9센트로 1년 전보다 36.7% 뛰었다. 오렌지 생산지인 미국 플로리다 지역이 지난해 겨울엔 혹한,올 들어선 가뭄 피해를 입은 탓이다. 또 오렌지가 말라 찌그러지는 '그린병'이 돌았다.

한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식품가격지수는 지난달 234를 기록,사상 최고치 238(2월)에 근접했다. 식품 원자재 55개 품목의 가격을 합산해 만든 지수로,전년 대비 39% 올랐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