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창출하는 부문은 확대하고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곳은 축소하는 것,이것이 구조조정의 핵심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자영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점주의 시간이야말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아닐까.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도 효과적인 경영자는 작업 계획에 앞서 시간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시간을 기록 · 관리한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한 자영업소 대표와 경영개선과 관련한 상담을 하다가 그 사장의 다이어리를 보고 살짝 당황한 적이 있었다. 사장의 다이어리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던 것.공백으로 남겨져 있는 사장의 다이어리는 다른 어떤 개별적인 경영개선 활동보다 시급한 구조조정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의 다이어리는 내용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다이어리가 텅 비어 있는 경우다. 이런 다이어리는 사장이 다이어리를 펴보고 싶지도 않고,또 언제 적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장들은 피곤함에 젖어 무기력한 경우가 많다. 사장이 움직이지 않을수록 매출은 줄어든다,

둘째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가득한 다이어리다. 사장의 고민이 꽉 차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고장이 나서 수리를 해야 한다든지,운영자금을 융통해야 한다든지 하는 경우다. 이런 일들은 잘 해결되면 본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일이 산적해 있을수록 사장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매출이 늘지 않는다.

셋째는 미래를 위한 '준비'로 가득한 다이어리다. 이런 다이어리는 매출 증대를 위해 개선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면 메뉴 개발을 위한 새로운 방법,재료비 절감과 품질 개선을 위한 신규 거래업체 발굴 방안 등이다. 이런 활동은 실행하는 과정이 재미있을 뿐더러 하나씩 실행해 나갈수록 고객 수와 매장의 이익이 함께 늘어나게 된다. 이런 일은 사장이 열심히 수행할수록 매출이 증가되는 특징을 지닌다. .

앞으로 가게의 매출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면,사장의 다이어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사장의 다이어리가 미래를 위한 '준비'로 가득하다면 그 점포는 성장의 날개를 달 게 틀림없다.

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