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워치] 폭우ㆍ가뭄ㆍ지진이 할퀸 지구촌…상반기 2650억弗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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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재해의 경제학
日 "고층 건물 불안하다"…아파트 판매 40% 급감
날씨산업 급성장…'재난채권' 투자도 급증
日 "고층 건물 불안하다"…아파트 판매 40% 급감
날씨산업 급성장…'재난채권' 투자도 급증
최근 지구촌이 대규모 자연재해로 몸살을 겪고 있다. 상반기 600여회나 토네이도가 발생한 미국엔 95년 만의 대가뭄이 닥쳤다. 브라질과 중국에선 올해 대규모 홍수와 가뭄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대형 자연재해가 일상화되면서 세계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투자 방식이 바뀌고 있으며 기후변화를 이용한 금융상품 및 신기술이 뜨는 양상이다. '재해의 경제학'은 이제 세계의 화두다.
◆대지진,일본인의 생활양식을 바꾸다
지난 3월 도호쿠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충격은 일본인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생활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동안 조망이 좋은 고층 맨션과 아파트의 인기가 높았지만 대지진 이후 고층 건물을 찾는 수요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바닷가와 강가가 보이는 집들도 반값에 매물로 나왔지만 수요가 거의 없다. 지반이 약한 매립지에 지어졌다는 게 기피 요인이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가 집계한 지난 5월 수도권의 20층 이상 고층 아파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9.5% 급감했다. 반면 일본 열도에서 서남쪽으로 수백㎞ 떨어진 오키나와섬의 미분양 아파트는 매물이 사라졌다. 피난처로 기업인 등 부유층들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반사이익을 보는 업종도 나온다. 대지진 이후 독신을 고집해온 여성이 갑자기 결혼을 서두르고 결혼 중개업소에 가입하는 여성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결혼식장과 예물 관련 등 이른바 혼수 시장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세계경제 좌우하는 재해 변수
이처럼 자연재해 규모가 커지면서 천재지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영국의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은 올 상반기(1~6월) 자연재해 발생 건수는 350여건으로 30년 전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독일 뮌헨리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2650억달러(28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상반기 평균 손해액의 5배를 초과한 수치다. 과거 최대치였던 2005년의 2200억달러를 웃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세계 경제는 각종 재해로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날씨에 민감한 산업이 미국 전체 GDP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 · 의류 · 유통 등 전체 산업의 70%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경제계의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도 발빨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각종 자연재해가 일상화되면서 장기 투자자들이 천재지변의 위험에 대비하는 기법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하는 연기금 같은 경우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과 연계한 '재난 채권(catastrophe bond)'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상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기상 산업 규모는 3500억원대,미국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1993년 기상 업무를 민간에 개방한 이후 사과 농가를 위해 맞춤형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웨더'와 반도체 공장에 낙뢰 예보를 하는 '프랭클린재팬',서핑족을 위해 파고와 풍향 정보를 휴대폰으로 제공하는 '서프레전드' 등의 기상전문 서비스업이 자리잡았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
◆대지진,일본인의 생활양식을 바꾸다
지난 3월 도호쿠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충격은 일본인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생활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동안 조망이 좋은 고층 맨션과 아파트의 인기가 높았지만 대지진 이후 고층 건물을 찾는 수요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바닷가와 강가가 보이는 집들도 반값에 매물로 나왔지만 수요가 거의 없다. 지반이 약한 매립지에 지어졌다는 게 기피 요인이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가 집계한 지난 5월 수도권의 20층 이상 고층 아파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9.5% 급감했다. 반면 일본 열도에서 서남쪽으로 수백㎞ 떨어진 오키나와섬의 미분양 아파트는 매물이 사라졌다. 피난처로 기업인 등 부유층들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반사이익을 보는 업종도 나온다. 대지진 이후 독신을 고집해온 여성이 갑자기 결혼을 서두르고 결혼 중개업소에 가입하는 여성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결혼식장과 예물 관련 등 이른바 혼수 시장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세계경제 좌우하는 재해 변수
이처럼 자연재해 규모가 커지면서 천재지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영국의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은 올 상반기(1~6월) 자연재해 발생 건수는 350여건으로 30년 전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독일 뮌헨리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2650억달러(28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상반기 평균 손해액의 5배를 초과한 수치다. 과거 최대치였던 2005년의 2200억달러를 웃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세계 경제는 각종 재해로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날씨에 민감한 산업이 미국 전체 GDP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 · 의류 · 유통 등 전체 산업의 70%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경제계의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도 발빨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각종 자연재해가 일상화되면서 장기 투자자들이 천재지변의 위험에 대비하는 기법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하는 연기금 같은 경우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과 연계한 '재난 채권(catastrophe bond)'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상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기상 산업 규모는 3500억원대,미국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1993년 기상 업무를 민간에 개방한 이후 사과 농가를 위해 맞춤형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웨더'와 반도체 공장에 낙뢰 예보를 하는 '프랭클린재팬',서핑족을 위해 파고와 풍향 정보를 휴대폰으로 제공하는 '서프레전드' 등의 기상전문 서비스업이 자리잡았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