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는 '외부단체'의 한진중공업 집결을 하루 앞둔 29일 부산 전역이 초긴장 상태다. 이들이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반드시 만나고,부산 전역에서 행사를 가지겠다고 밝힌 반면 시민들과 경찰들은 한진중공업으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진입을 막기로 해 충돌이 우려된다.

이날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은 김씨가 있는 크레인에 올라가 내려와달라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정리해고 철회없이는 내려갈 수 없고,만날 필요가 없다"는 김씨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달 27일 노사협의가 이뤄졌던 한진중공업 사태가 계속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는 외부인들의 방문으로 이어지자 시민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부산지역 6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외부세력 개입 반대 범시민대책협의회'는 이날 "물난리 피해로 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외부세력들이 관광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사를 강행하는 만큼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30일 오후부터 영도다리 일대에서 버스행렬이 못 들어오도록 몸으로 막아내겠다"고 결의했다. 최상기 범시민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번 폭우로 영도 절영로가 붕괴되면서 버스가 우회운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1만명으로 추산되는 시위대가 다른 한쪽 도로마저 막아버리면 영도는 교통이 올스톱"이라면서 "시민들에게 이렇게 불편을 주면서까지 행사를 강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부산 영도구의 11개 주민자치위원장과 주민도 이날 모임을 갖고 30일 영도구 봉래교차로에서 버스 진입을 막기로 했다. 박태석 영도구주민단체협의회 회장은 "매일 외부세력들의 한진중공업 일대 방문으로 주민들이 잠을 설치고 소음으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3차 희망버스 관련 경찰 입장'을 통해 "3차 희망버스가 1,2차 행사 때처럼 도로를 막고 불법행진을 하거나 국가주요시설인 한진중공업을 침입하는 등의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경찰권 행사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