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ㆍ영등포역 철도부지, 임대형 부동산 '붐'
서울지역 철도역 부근 유휴지에 임대용 부동산이 속속 들어설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지하철역 인근 부지에 임대사업용 건물 건립을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등에 잇달아 제안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최근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비즈니스호텔 수요가 증가하는 등 임대사업이 활기를 띠는 것도 역세권 개발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유휴지 사업 대상자 잇따라 선정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최근 서울 청량리역과 영등포역 인근 역세권 유휴지 개발사업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GS건설과 한양을 각각 선정했다. 이들 업체는 사업추진 협약을 맺은 뒤 연말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역세권 유휴지 개발 사업은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보유한 국 · 공유지를 30년 동안 임대 후 개발 · 운영하는 조건으로 바닥면적 감정가의 최대 5%를 매년 토지사용료로 납부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GS건설은 청량리역 차량기지 부지 3만4000㎡에 사업비 2000억원가량을 들여 도시형 생활주택,판매시설,스포츠시설 등으로 이뤄진 복합 개발을 추진한다. 핵심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임대전문업체와 컨소시엄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 30년간 임대사업을 한 뒤 코레일에 소유권을 넘겨주는 BOT(건설 후 운영으로 자금을 환수한 뒤 발주처에 이전)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분양사업보다 리스크가 작아 임대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양은 코레일이 보유한 영등포역 뒤편 공원 인근 화물집배송장 부지에 15층짜리 200실 규모의 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서울에서 비즈니스호텔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강역 · 공덕역 유휴지도 개발 구체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보유한 서강역과 공덕역 인근 유휴지도 다음달 23일 우선 협상자를 선정한다. 경의선 서강화물역 2만2700㎡ 부지를 두고 개발업체인 신영과 서강대가 경쟁하고 있다. 신영은 도시형 생활주택 450가구와 헬스케어센터 등 의료시설 개발 방안을 제안했고 서강대는 기숙사와 강의실 건립안을 제출했다.

이랜드건설은 공덕역 인근 부지 5700㎡에 대형마트와 오피스텔 건립 방안을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단독 제안,우선 협상자 선정이 유력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수인선 연수역(인천)과 경인선 소사역(부천) 등의 유휴지에 대한 사업주체 선정작업을 하반기에 실시할 계획이다.

◆임대 시장 활성화가 관건

철도역 인근 유휴지는 국 · 공유지여서 일반에 분양할 수 없고 임대사업만 가능하다. 최근 전 · 월셋값 상승 속에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어 소형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용 임대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게 건설사들이 관심을 갖는 배경이다.

임대사업 적지로 꼽히는 역세권에 들어선다는 점도 매력이다. 건설사들은 이 때문에 분양 리스크를 줄이면서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역세권 임대건물 건립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분양대행업체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주거문화 패러다임이 보유에서 임대로 이동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역세권 임대용 건물사업은 건설사들은 물론 임대부동산 투자자에게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