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집중호우에 수도권 주요 골프장들도 코스가 유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양주 동두천 포천 등 600㎜(누적강수량) 이상의 폭우가 내린 경기도 지역 골프장들은 유실된 코스를 복구하기까지 휴장키로 했다.

남양주의 양주CC는 지난 26일 밤 내린 집중호우에 골프장 근처 야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나무와 토사가 코스 곳곳에 흘러내려왔다. 또 산에서 흘러내려온 급류가 코스에 물길을 만들면서 골프장 군데군데 골이 파인 상태다.

양주CC 관계자는 "폭우에 대비해 지반이 약한 부분은 비닐로 덮어씌우는 등 대비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에 안전할 거라고 예상했던 부분까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며 "일단 내달 7일까지 휴장하고 복구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곤지암의 중부CC도 내달 12일까지 휴장한다. 총 18홀 가운데 8개홀의 법면이 유실돼 토사가 페어웨이를 덮친 상태다.

중부CC 관계자는 "배수시설이 집중호우를 감당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했다"며 "당장 용량이 큰 배수관으로 교체하고 장기적으로는 물길이 생겼던 곳에 저수조를 설치하고 코스 조형을 바꾸는 등의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남의 캐슬렉스도 잠정적으로 내달 2일까지 휴장한다. 집중호우에 배수관이 터지면서 코스 잔디가 쓸려 내려가는 등 아웃코스의 피해가 컸다. 포천의 아도니스는 총 27홀 중 9개홀을 휴장하고 보수공사를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집중호우를 예측하지 못하고 설계된 만큼 폭우에 대비한 시설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오래된 골프장들은 노후된 배수관이 제 역할을 못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신설 골프장들은 땅이 단단히 다져지지 않아 코스가 안정화되지 않은 만큼 유실될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