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정상 부근에 있는 공군부대가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면산 참사를 불렀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이수곤 국제학회 공동 산사태 기술위원회 한국대표(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29일 "지난 28일 우면산 현장을 둘러보니 산사태가 산꼭대기 근처에 있는 공군부대 쪽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해당 지점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너무 첨예한 문제라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민간인이 접근하기 힘든 군부대라는 특성 때문에 우리나라 학회가 이를 입증할 길이 없다"며 "권위가 있는 국제학회나 국제산사태학회를 후원하는 유네스코 등 해외 제3자에 향후 원인 규명을 맡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또 "지난해 폭우로 산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무너지지 않은 곳에 보완 조치를 해야 하는데 무너진 곳만 복구를 하고 원인 규명을 제대로 안 했다"며 정부를 질타했다.

우면산 일대 아파트 주민들은 잦은 산사태와 공군부대의 연관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방배 래미안 아트힐 103동의 한 주민은 "27일 오전 집 베란다에서 우면산을 바라보고 있는데 공군 기지 근처에서 쓰나미 때나 볼 수 있는 물줄기가 쏟아져 나왔다"며 "많은 양의 물이 산 꼭대기에서 흘러내렸다"고 전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