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빅뱅'] 경쟁체제 구축으로 비용 낮아지고 거래 속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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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자본시장 인프라가 바뀐다…ATS 도입하면
수수료, 거래소의 20% 수준…적은 인원으로 효율적 운용
수수료, 거래소의 20% 수준…적은 인원으로 효율적 운용
대체거래소(ATS) 도입은 한국거래소의 거래독점이 깨지고 거래소간 경쟁이 본격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설되는 ATS는 낮은 수수료와 빠른 매매체결 속도를 앞세워 투자자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2008년 시장조사기관인 엘킨스앤맥셔리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거래비용은 세계 47개 거래소 중 38위를 차지했다. 거래소가 국내 주식매매 체결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만큼 투자자로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ATS가 생기면 비용은 낮아진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들에 더 낮은 수수료를 제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거래소간 경쟁체제구축이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TS는 정규거래소의 업무인 상장,공시,시장감리 등의 기능을 수행하지 않아도 되므로 적은 인원과 비용으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발표된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거래소는 호가단위 설정 등 매매제도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져 ATS업체들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폭은 더욱 크다. 세계 최대 ATS업체인 차이엑스(Chi-X)는 런던증권거래소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거래소간 경쟁으로 매매체결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지역 ATS의 매매체결속도는 보통 1마이크로세컨드(1㎳=1000분의1초) 이하다. 5㎳ 수준인 정규 거래소보다 훨씬 빠르다. 한국거래소의 체결속도는 40㎳로 세계적인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ATS가 생기면 속도도 훨씬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매매체결 속도 및 수수료 차이는 자연스럽게 거래소와 ATS간 역할분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않았던 고빈도매매(HFT)가 ATS를 통해 활성화될 전망이다. 매매체결속도 격차로 거래소와 ATS간의 호가 차이를 이용한 차익매매도 활성화될 수 있다.
이같은 거래가 가능하려면 투자자가 갖고 있는 거래시스템의 성능도 향상되야 하는만큼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자에게 적합한 거래 방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주체의 비중 면에서도 한국거래소는 개인,ATS는 기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한국거래소는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거래소의 시스템을 개선해 2013년까지 매매체결 속도를 0.1㎳까지 높이는 등 ATS가 본격 도입되더라도 밀리지 않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