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자 증시에서도 휴가와 관련한 소비주(株)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휴가철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항공ㆍ여행 등 환율에 민감한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株, 실적 부진ㆍ추락 등 부정적 요인 많지만 하반기 '긍정적'

한국투자증권은 31일 대한항공이 올 하반기 큰 폭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만원을 유지했다. 지난 2분기 2년만에 분기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현 주가(28일 종가 6만7200원) 대비 약 49%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 윤희도 연구원은 "상반기는 계적적 비수기에다 일본의 대지진 여파로 여객 수요가 예상을 밑돌았다. 3분는 성수기에 맞춰 신규 항공기가 도입되는 만큼 일단 공급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3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2분기 적자에서 벗어나) 3327억원으로 추산한다"며 "유가가 더 오르지 않는다면 4분기도 3분기 실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 3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3213억원으로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성수기 진입에 따라 국제선 여객 수요가 증가하고, 성수기 요금부과와 유류 할증료 상승으로 인해 국제선 여객 수송단가도 전분기 대비 15%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18년 만의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아직 긍정적 시각이 많다. 이 회사 주가는 항공기 추락 사고 발생일인 지난 28일부터 이틀새 8.6% 급락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항공기의 장부상 가치와 보험 배상액 간 차액이 600억~700억원으로 추정돼 3분기는 대규모 기타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기업가치 훼손 우려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화물기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 4분기에 리스기 확보 등을 통해 공급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어서 영업상 피해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박 연구원은 "경기회복 지속, 원화 강세, 유가 안정이란 우호적 외부 요인을 기반으로 여객과 화물 수요의 증가란 큰 그림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를 할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 3개월새 모두투어 100만주 가까이 매집

휴가철이 성수기인 여행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모두투어의 경우 최근 3개월 새 기관이 100만주 가까이 매집했다. 이달만 해도 지난 15일부터 29일까지 11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가 이어졌다. 업종 대표주인 하나투어도 8거래일 연속 기관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정보와 분석 능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기관이 이처럼 여행주를 사고 있는 것은 그만큼 여행 산업을 좋게 본다는 방증이다. 일본 대지진과 유가 상승, 글로벌 여행 기업의 국내 진출 등으로 위축됐던 여행 산업이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중순 보고서에서 "일본 대지진 등으로 인해 제때 소화하지 못했던 여행 수요가 3분기 풍선 효과로 급증할 전망"이라며 "환율과 유가도 해외 여행객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3분기 국내 전체의 해외 출국자수(승무원 제외)는 339만명으로 2007년의 분기 사상 최대치 335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 1,2위인 하나ㆍ모두투어가 공동으로 호텔, 항공권 등의 예약을 대행하는 '호텔앤에어닷컴'을 설립키로 한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회사는 세계 1위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의 한국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이희정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 도매업의 관건은 외형이다. 국내 1,2위 업체의 협력은 규모의 경제 효과와 싼 값에 공급하는 능력을 키워 외형 및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점유율은 각각 15%와 9%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기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며 "하지만 두 회사가 힘을 모으면 국내 전체 출국자의 25%를 점유하게 되므로 시장 지배력과 협상력은 크게 증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투어가 현재 하고 있는 개별자유여행 사업은 물론 두 회사의 패키지 사업 가격 경쟁력은 제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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