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일자리 창출이 기업 '존재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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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예측 가능한 인사' 돋보여…고용·성장 위한 대기업 역할 커
대기업 공과(功過) 논란의 중심이 '동반성장'과 '일감 몰아주기'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 변칙 증여는 세법 규정에 의한 과세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조세법률주의'라는 언덕에 기댈 수 있었으나 '일감 몰아주기'는 벌거벗은 나목(裸木) 같아 변명이 궁하다. 일부 시민단체 주도의 주주 대표소송에서 일감을 몰아준 쪽의 배상책임이 확정되자 정부와 여야 정치권도 가세해 펀치를 날릴 태세다. 증여세 과세보다는 권리를 침해당한 다른 주주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부각될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대기업 일자리가 기대 수준에 미달하고 임원 인사나 경영 승계에 있어 오너의 위세가 더욱 막강해짐에 따른 반감 때문이다. 기업별로 사정이 있겠지만 너무 잦은 임원 교체는 인사권 전횡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다.
그룹별로 임원 인사 스타일은 큰 차이를 보인다. 삼성그룹은 '한 명의 인재가 수천 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론이 연상되는 '스타 인사' 성격이다. 유명 앵커와 대형 사건으로 잘 알려진 검찰 엘리트 등 사외 스타도 부상하고 있다. 스타는 빛이 쇠하면 사라지는 것이 순리지만 삼성 스타의 수명은 너무 짧다. 현대차그룹 인사는 시점과 범위를 가늠하기 힘든 '돌연 인사'다. SK의 최근 인사도 회장 연배에 맞춘 '물 관리 인사' 냄새가 짙다. 주요 그룹의 시도 때도 없는 임원 물갈이에 난(蘭) 장사만 바빠졌다. 새로 채워지는 물도 당장은 기쁘겠지만 되는 날부터 갈려 나갈 일을 걱정하게 됐다.
LG 임원 인사는 '될 사람이 될 때 되고 그만 둘 시기도 미리 짐작할 수 있다'는 세평이다. LG 인사는 오너의 위세도,실무책임을 맡은 2인자 흔적에 대한 소문도 없는,말하자면 '그냥 인사'다. LG그룹은 구자경 회장 시절부터 노사관계 대신 '노경관계'라는 단어를 고수하고 있다. 근로자와 경영자만 있을 뿐 사용자는 없다는 뜻이다. 일부 2세 또는 3세들이 그룹사에 근무하고 있지만 20대부터 2인자로 부각되는 북한정권 유사 사례는 LG에서는 없다.
대기업과 관련된 온갖 부정적 이슈에서 LG그룹은 비교적 초연하다. 최근에는 녹색성장에 초점을 맞춰 2015년까지 그린사업 매출 10조원 달성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경쟁에서의 참패와 통신분야에서의 한참 뒤처진 3위 고착 등 실패에 대처하는 방식에서의 '물 오너' 모습에 대한 우려도 높다. 하이닉스와 LG카드의 트라우마로 비쳐지는 반도체와 금융에 대한 과도한 기피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한번 맺은 관계는 아름답게 유지하는 LG의 전통은 필립스 및 칼텍스와의 오랜 합작관계로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GS 및 LS와의 분할에서도 친형제보다 나은 마무리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의 로망인 글로벌 챌린저뿐만 아니라 해외 경험이 부족한 대학교수 대상의 연암해외연구교수사업의 권위와 평판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LG그룹은 올 하반기에도 4000명을 채용해 올해 신규채용 1만7000명을 달성하고 국내 임직원 수가 12만명을 넘길 예정이다. 삼성과 현대차그룹도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한 신규 채용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의 반작용으로 보이는 갑작스러운 고등학교 졸업자 채용 붐이 좁디좁은 대학 졸업자 취업문을 더 좁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회 전반에 퍼진 대기업에 대한 반감과는 어울리지 않게 대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한 젊은이들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제자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일생을 걸고 일하는 회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애사심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반(反)기업 정서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대책은 대기업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 대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초우량 기업으로 도약해 안정적 고용과 성장을 주도해야 한다.
이만우 < 고려대 경영학 교수 / 객원논설위원 >
이명박 정부에서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대기업 일자리가 기대 수준에 미달하고 임원 인사나 경영 승계에 있어 오너의 위세가 더욱 막강해짐에 따른 반감 때문이다. 기업별로 사정이 있겠지만 너무 잦은 임원 교체는 인사권 전횡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다.
그룹별로 임원 인사 스타일은 큰 차이를 보인다. 삼성그룹은 '한 명의 인재가 수천 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론이 연상되는 '스타 인사' 성격이다. 유명 앵커와 대형 사건으로 잘 알려진 검찰 엘리트 등 사외 스타도 부상하고 있다. 스타는 빛이 쇠하면 사라지는 것이 순리지만 삼성 스타의 수명은 너무 짧다. 현대차그룹 인사는 시점과 범위를 가늠하기 힘든 '돌연 인사'다. SK의 최근 인사도 회장 연배에 맞춘 '물 관리 인사' 냄새가 짙다. 주요 그룹의 시도 때도 없는 임원 물갈이에 난(蘭) 장사만 바빠졌다. 새로 채워지는 물도 당장은 기쁘겠지만 되는 날부터 갈려 나갈 일을 걱정하게 됐다.
LG 임원 인사는 '될 사람이 될 때 되고 그만 둘 시기도 미리 짐작할 수 있다'는 세평이다. LG 인사는 오너의 위세도,실무책임을 맡은 2인자 흔적에 대한 소문도 없는,말하자면 '그냥 인사'다. LG그룹은 구자경 회장 시절부터 노사관계 대신 '노경관계'라는 단어를 고수하고 있다. 근로자와 경영자만 있을 뿐 사용자는 없다는 뜻이다. 일부 2세 또는 3세들이 그룹사에 근무하고 있지만 20대부터 2인자로 부각되는 북한정권 유사 사례는 LG에서는 없다.
대기업과 관련된 온갖 부정적 이슈에서 LG그룹은 비교적 초연하다. 최근에는 녹색성장에 초점을 맞춰 2015년까지 그린사업 매출 10조원 달성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경쟁에서의 참패와 통신분야에서의 한참 뒤처진 3위 고착 등 실패에 대처하는 방식에서의 '물 오너' 모습에 대한 우려도 높다. 하이닉스와 LG카드의 트라우마로 비쳐지는 반도체와 금융에 대한 과도한 기피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한번 맺은 관계는 아름답게 유지하는 LG의 전통은 필립스 및 칼텍스와의 오랜 합작관계로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GS 및 LS와의 분할에서도 친형제보다 나은 마무리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의 로망인 글로벌 챌린저뿐만 아니라 해외 경험이 부족한 대학교수 대상의 연암해외연구교수사업의 권위와 평판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LG그룹은 올 하반기에도 4000명을 채용해 올해 신규채용 1만7000명을 달성하고 국내 임직원 수가 12만명을 넘길 예정이다. 삼성과 현대차그룹도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한 신규 채용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의 반작용으로 보이는 갑작스러운 고등학교 졸업자 채용 붐이 좁디좁은 대학 졸업자 취업문을 더 좁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회 전반에 퍼진 대기업에 대한 반감과는 어울리지 않게 대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한 젊은이들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제자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일생을 걸고 일하는 회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애사심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반(反)기업 정서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대책은 대기업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 대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초우량 기업으로 도약해 안정적 고용과 성장을 주도해야 한다.
이만우 < 고려대 경영학 교수 / 객원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