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찾아온 여름휴가는 가족끼리 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빠는 직장 생활을 하느라, 엄마는 아이들 재테크와 입시 정보를 얻으러 다니느라, 자녀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소원했던 구성원끼리 모여서 얘기 꽃을 피워보자.

기쁘고 힘들었던 일을 회상하면서 재테크 계획도 세우면 금상첨화다. 집값, 주식값이 오르고 내릴 것 같다든지 하는 대화에서 출발해서 구체적으로 ‘패밀리 재테크 플랜’을 구상하면 좋다.

특히 자녀에겐 휴가지에서 경제교육을 시키기엔 최고다. 놀러가서 왠 경제교육이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심리학자 존카트맨 교수는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에서 아이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아버지가 아이의 행복에 많은 기여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와 아이의 학업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무관심한 아이의 성적이 가장 나빴고, 아버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둔 아이의 성적이 제일 좋았다.

휴가는 자녀에게 관심을 듬뿍 쏟을 수 있는 기회다. 아이가 자랄수록 아빠는 아이와 대화할 시간도 줄고,대화의 기술도 약해진다. 경제체험교육 전문가인 황선하씨는 ‘내 아이를 위한 3개의 통장= 우리아이 결혼 전 8억만들기’란 책에서 “부모, 특히 아버지와 자녀 관계를 복원시키는 데 경제교육은 가장 효과적” 이라고 말한다. 경제교육을 받은 아이는 배운 지식을 친구에게 뽐내려 하고, 부모와도 소통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경제교육을 학교나 밖의 전문기관에서 시킬 수도 있겠지만, 휴가 중 자연스럽게 나누는 대화야말로 최고의 경제교육이다.

소재는 용돈관리와 저축에서부터 미래의 직업,소망 등 다양하다. 휴가지에서 알뜰살뜰 절약해가며 소비하는 부모의 모습이야말로 살아있는 경제교육이다. 청소년 시절 친구끼리 여행을 갈 때 준비물에서 여행지 예약 등을 각자 역할에 따라 수행했을 때 익혔던 게 바로 경제체험이다. 휴가를 통해 부모의 긍정적인 재테크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전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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