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 전략정비구역과 맞닿아 있는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 백화점이 20~30층 규모의 복합빌딩을 추진 중이다. 압구정 현대 · 한양 · 미성아파트 등을 최고 50층 높이의 초고층 단지로 개발하는 재건축 사업이 추진됨에 따라 그에 걸맞은 시설과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은 현재 각각 5층인 건물을 허물고 판매 · 업무 · 호텔 용도의 고층 복합빌딩을 신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서울시 계획에 따라 압구정 한강변에 1만335가구의 초고층 단지가 들어서면 현재 규모와 시설 수준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며 "재건축 일정에 맞춰 고층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서울시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대로 명품관 재개발 사업계획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백화점은 압구정 전략정비구역 밖 존치구역으로 분류돼 아파트 지구와 별개로 개발 사업이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 아파트 지구 수준의 기부채납 비율(25.5%)을 전제로 재건축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부채납 조건을 충족하면 3종 일반주거지역인 이곳을 준주거나 상업지역으로의 용도 변경을 통해 사업 추진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여의도 전략정비구역도 기부채납 비율을 40%로 올려 상업용도로 바꾼 바 있다.

서울시는 현대 · 갤러리아백화점 근처 압구정로 일대를 상가와 보행로 등을 확충해 상업가로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윤병한 상가114 사장은 "압구정로 일대가 상업가로로 형성되면 이 일대 상권과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기존 건물을 허물고 20~30층 규모로 신축,저층부에는 명품 중심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상층부는 호텔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고층 건물을 지어 소공동 롯데백화점처럼 백화점 사무동을 겸한 본점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현재 평당 매출로는 전국 백화점 중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과 함께 1~2위를 다투는 백화점이지만 시설이 작아 전체 매출에선 강남백화점 맹주 자리를 신세계 강남점에 내준 상태"라며 "압구정 재개발이 현대백화점의 위상을 높이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오상헌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