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주주총회 내실화를 위해 폐지하기로 한 '섀도 보팅'이 펀드 수익자 총회에 도입된다. 헤지펀드는 투자자 이익의 상환이나 분배에 차등을 둘 수 있으며 공모펀드는 간이 투자설명서를 교부하는 것만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최근 입법 예고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190조 6항에 펀드 수익자 총회에 섀도 보팅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으나 실제 찬반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투자자(수익자)는 수익자 총회에 참여한 투자자의 찬성 및 반대 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정족수 미달로 인해 펀드 수익자 총회가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며 "수익자 총회 성립을 지원하기 위해 섀도보팅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수익자 총회가 형식화되고 소액 투자자의 의사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수익자 총회의 결의 요건도 완화했다. 법령상 총회 결의사항의 경우 기존에는 출석한 수익자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된 수익증권 총좌수의 3분의 1 이상이어야 했으나 의결권의 과반수와 총좌수의 4분의 1로 완화했다.

헤지펀드 관련 조항은 신설했다. '적격투자자 대상 사모집합투자기구'를 '전문사모집합투자기구'로 명칭을 바꾸고 투자자 손익의 분배 또는 순위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헤지펀드 운용업자가 자신의 자금을 펀드에 투자할 경우 투자자들보다 후순위로 배분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해석된다.

펀드 가입 절차 간소화를 위해 투자설명서 관련 조항도 바뀐다. 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에게 정식 투자설명서를 교부해야 했으나 고객 요청에 따라서는 간이 설명서만으로도 가능하게 했다.


◆ 섀도 보팅

shadow voting.중립투표제.주총에 불참한 주주의 의결권을 참석 주주들의 투표 비율대로 반영하는 제도다. 불참 주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위임투표(proxy voting)와 구별된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