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외교의 사령탑' 격인 미국 국무부에 20대 우리나라 여성 외교관이 처음으로 파견된다. 주인공은 김혜진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협상과 서기관(29 · 사진).

김 서기관은 외교부와 국무부가 지난 4월 체결한 인사교류 양해각서에 따라 이달 중 국무부에 파견돼 2년간 근무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김 서기관의 파견 형식과 부서를 국무부와 조율하고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외무고시에 합격, 2005년 외교부에 들어와 군축비확산과와 의전총괄담당관실,북핵협상과를 거쳤다. 재직 시 스탠퍼드대에서 2년 연수를 받은 것 외에는 외국생활 경험이 없는 국내파지만 탁월한 영어실력을 갖췄다.

김 서기관은 "영어로 진행된 심층면접에서 외교정책,한 · 미 관계,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문화,한류 등 광범위한 이슈를 다뤘다"며 "젊은이답게 참신한 대답을 많이 했는데 이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지원했다"며 "그동안 이론으로만 배워온 미 국무부의 정책결정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경험이 앞으로의 외교관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영국,독일,프랑스 등과 유사한 인사교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아시아 · 태평양 국가 가운데서는 일본,호주,뉴질랜드에 이어 우리나라가 네 번째다.

김 서기관은 "앞으로 미국 외교의 '살아 있는 노하우'를 배우고 인적 네트워크도 많이 쌓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