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의원 세 명이 1일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겠다며 방한을 시도한다. 우리 정부는 입국금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로써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은 정치적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의원들의 계획적인 '노이즈 마케팅'에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놀아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들이 입국할 경우 신변안전 확보가 어렵고 양국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감안해 입국을 허용할 수 없다"며 "의원들이 1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입국심사대에서 심사관이 입국을 막고 정중하게 돌려보낼 방침"이라고 31일 말했다.

신도 요시타카 일본 자민당 의원은 이날 "한국이 우리의 입국을 거부하면 이는 외교 문제가 될 것이고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방문 계획을 처음 밝혔던 지난 15일 이후 매일같이 한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에 전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일본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가열되고 있다"며 "이상하게도 일본에서는 거의 보도가 없다"고 했다. 신도 의원은 "증거와 안전을 위해 생중계가 가능하도록 미디어와 동행하는 게 어떠냐"는 한 일본 네티즌의 제안에 대해 "물론"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신도 의원의 언급은 이들이 이 문제를 다분히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국수주의적 시각을 분명히 하기 위한 일본 야당 의원들의 '계산된 도발'에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해 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일본 의원들은 한국 땅에 발을 들여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정부의 대표도 아닌 일본 의원들의 방문 계획에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설 정도로 온 나라가 떠들썩해졌다. 일본 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각에선 외교부 대변인 선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영토주권 차원에서 조용히 법적으로 입국을 금지하면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차피 독도가 우리의 실효적 지배 아래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나선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정치권과 부처,대통령까지 움직이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 대 국가의 게임이 아닌 만큼 지혜롭지 못한 대응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