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실력을 자랑해온 '격투기 황제' 표도르 에멜리아넨코(35·러시아)가 충격의 3연패를 당했다.

표도르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시어스센터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스트라이크포스' 메인경기에서 댄 헨더슨(40·미국)에 1라운드 4분12초 만에 TKO로 패했다.

작년 6월 브라질 출신 파브리치오 베르둠에게 10년 만에 패하면서 '무적 시대'를 마감한 표도르는 올해 2월 안토니오 실바(브라질)에 이어 6살이나 나이가 많고 한 체급 아래의 헨더슨에게마저 무릎을 꿇으면서 격투 인생 말년에 자존심을 완전히 구기고 말았다.

경기 초반 표도르는 승기를 잡았다.

강력한 펀치를 연달아 허용한 헨더슨이 바닥에 쓰러지자 표도르가 파운딩을 퍼붓기 시작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부정확한 파운딩이 쏟아지는 사이 헨더슨은 날렵하게 빠져나왔고, 이어 강력한 어퍼컷을 표도르의 안면에 정확하게 적중시키며 전세를 순식간에 역전시켰다.

이후 표도르의 백 포지션을 차지한 헨더슨은 등을 보인 표도르의 안면에 그대로 강력한 펀치를 꽂아 넣었고, 심판은 진행이 더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경기를 중단시켰다.

표도르는 경기 후 "심판에 대해 나쁜 말을 하고 싶지 않지만 일찍 경기를 중단시킨 것 같다"면서 "나는 경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은퇴 여부는) 오직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 종합격투기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표도르는 이번 패배로 종합격투기에서 4패째(31승1무효)를 당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