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크게 사망이나 질병 · 재해로 인한 상해 등을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과 은퇴자금 또는 목돈을 모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저축성 보험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저축성 보험은 가입 목적에 따라 노후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연금보험,중장기 목돈 마련이 주된 목적인 저축보험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목돈 마련에 보장기능 추가

저축보험은 말 그대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은행의 예 · 적금 상품이 1~5년 정도 비교적 단기로 운용한 뒤 만기금을 지급하는 구조인 반면 생보사의 저축보험은 5~20년가량 운용하는 중장기 상품이다. 또 생보사의 저축보험은 일정 부분 '사업비' 및 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를 공제한 이후에 잔여 보험료에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따라서 조기에 해지할 경우 납입보험료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해지 환급금을 받을 우려가 있다.

저축보험은 기본적으로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일반 사망이나 재해 사망 등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대비할 수 있는 보장 기능이 추가돼 있다.


◆예 · 적금보다 최대 1%포인트 고이율

생보사에서 저축보험에 적용하는 이자율은 7월 기준으로 연 4.8~5.2%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이자율보다 0.5~1.0%포인트 높다.

은행 예 · 적금상품에 적용되는 은행별,상품별 이자율이 있듯 각각의 생보사도 나름대로 저축보험에 적용하는 이율이 있다. 이를 공시이율이라고 한다. 회사별로 공시이율을 산출하는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국내 1위 생보사인 삼성생명의 경우 회사의 운용자산 이익률과 외부 지표금리를 동시에 감안해 공시이율을 결정한다. 운용자산 이익률은 회사 자산을 운용해 남긴 수익률에서 투자 지출을 고려해 산정한다. 외부지표 금리는 시중의 국고채 수익률과 회사채 수익률,통화안정증권 수익률 등을 감안해 정한다. 운용자산 이익률과 외부지표 금리가 가중평균돼 산정되는 공시이율은 시중은행 이자율보다 일반적으로 약간 높은 수준이다.

각 생보사는 매달 1일 공시이율을 새로 적용한다. 한 번 정해지면 1년간 같은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저축보험 상품도 있고 매달 1일에 발표되는 공시이율로 변동시켜 적용하는 상품도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매달 한 번씩 공시이율이 변동되는 저축보험 상품의 인기가 높다. 금리 하락기에는 1년 동안 같은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상품이 인기를 끈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금리 상승기와 하락기를 꼼꼼히 살펴본 뒤 가입할 필요가 있다.

◆금리 하락해도 최저이율은 보장

저축보험의 또 다른 특징은 최저보증 이율을 설정한다는 점이다. 최저보증 이율은 아무리 금리가 하락해도 무조건 받을 수 있는 이율을 말한다. 최저보증 이율 역시 각사별로 다르게 책정한다. 삼성생명의 경우 가입 후 10년 이내 연복리 2.5%,10년 초과 때 1.5%의 최저보증 이율을 정해두고 있다. 최저보증 이율은 다른 금융권 상품에서는 보기 힘든 저축보험만의 매력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지향하는 공시이율형 저축보험과 달리 펀드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변액형) 저축상품도 있다. 변액유니버셜 보험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품들은 펀드의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을 더 낼 수도,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상품 가입 때 여러 개의 펀드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간접투자 효과도 볼 수 있다. 공시이율 상품과 비교할 때 가입자의 투자 성향이 좀더 공격적이라면 실적배당형 상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중도 인출 · 비과세 혜택도 장점

저축보험은 보험료 납부기간 중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중도에 인출할 수 있다. 가입자의 재정 상태가 악화 또는 호전될 가능성을 감안해 일시 납입 중지와 추가 납입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예금처럼 한꺼번에 돈을 맡기는 일시납 가입이 가능하다.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자들에게 유익하다. 은행 예 · 적금에 비해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다양한 것이다.

저축보험은 또 가입일로부터 10년 이상 지나면 보험차익이 비과세된다. 통상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15.4%(주민세 1.4% 포함)의 이자소득세가 부과되는데 이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보험상품 가운데 사망과 질병,상해 등으로 보험금을 지급받는 상품은 제외되지만 저축성 성격을 지닌 보험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월 100만원 안팎의 고액을 계약하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도 있다. 장기간 목돈을 굴리는 사람에게 더욱 적합하다.

◆저축보험을 고르는 기준은

좋은 저축보험 상품을 선택하려면 우선 공시이율을 확인해야 한다. 상품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저축성 보험은 최소 5년에서 최장 20년 이상까지 장기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단 0.1%포인트라도 공시이율의 차이는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목돈을 거치하는 일시납 상품의 경우 얼마 되지 않는 이자율의 차이에 따라 장기로 갈수록 만기 보험금의 차이가 커진다. 가입하고자 하는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이 얼마인지,또 적용 공시이율이 1년 단위로 변하는지 아니면 월단위로 변하는지도 꼼꼼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업비를 확인해야 한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유지될 수 있는 근간이다. 사업비가 전혀 없는 보험상품은 존재할 수 없다. 생보사 홈페이지의 상품공시실에 들어가면 '상품요약서' 상에서 각각의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저축보험의 사업비를 간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사업비가 적다는 것은 계약자 몫으로 적립되는 보험료가 많다는 뜻이다.

셋째 가입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일련의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듯 높은 이자율을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높은 수익률이나 공시이율을 제공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산 운용에 있어 높은 위험을 감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상 원리금을 포함해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는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지만 그 이상은 보호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액의 저축보험에 가입할 때에는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영속 가능성이 높은 생보사의 상품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생보사의 저축보험은 단기간 내 해약하지 않는다면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여윳돈이 있거나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저축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김도완 < 삼성생명 마케팅개발팀 선임 dowan22.kim@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