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보러 오는 고객들은 모두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한솔마을 5단지 D공인 대표)

"정부가 수직증축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음에도 매수 문의는 꾸준합니다. "(매화마을 1단지 S공인 관계자)

국토해양부가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가구수 증가 불허를 결정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30일.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빠른 분당신도시에는 기대가 여전했다.

◆"리모델링 시작하면 집 비워 달라"

대표적 리모델링 단지인 한솔마을 5단지는 지난 28일 국토부의 수직증축 불허 발표에도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로얄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수직증축 불허를 발표한 이후에도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소형 평형 중심으로 매수 문의는 꾸준하다"고 전했다.

주민들도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은 모습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전세 계약서를 쓸 때 리모델링이 추진되면 법으로 보호받는 2년 이내라도 집을 비울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에서 만난 주민 김모씨(여 · 56)는 "정부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재산 증식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소형 아파트로 돈을 불리면 얼마나 불리겠느냐"며 "녹물이 나오는 등 리모델링 필요성이 높아 국회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앞선 단지 '인기'

한솔마을 5단지에 이어 두 번째로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매화마을 1단지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인근 S공인 대표는 "올해 초 조합이 설립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이후 아직까지 매물이 별로 없다"며 "일부 매도자들은 리모델링 기대를 집값에 반영해 시세보다 4000만~5000만원 비싸게 내놓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요자들도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한 공인중개사는 "집을 보러 온 투자자가 '서울 당산동 쌍용예가는 3.3㎡당 900만원 선이던 가격이 리모델링을 마치면서 1500만원 이상 뛰었다는데 여기는 어떨 것 같냐'고 문의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매화마을 1단지와 2단지 집값은 리모델링 추진 정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단지(1185가구)는 1단지(562가구)에 비해 가구가 많고,세입자 비율이 높아 조합이 설립되지 않았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2단지가 1단지에 비해 입지가 좋고 가격도 1000만원 낮다"며 "1,2단지를 둘러본 한 고객은 1단지 매물이 나오면 바로 연락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국회 "수직증축 허용 추진"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대부분 분당과 비슷한 분위기다. 관련법안 통과를 결정하는 정치권이 수직증축 허용 추진을 언급하고 있어서다.

한나라당 주택정책 태스크포스(TF)는 국토부 수직증축 불허 발표 이후 수직증축과 일반분양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TF 소속 백성운 의원은 "수직증축하더라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고 내진설계 등이 추가돼 안전성이 보강된다"고 국토부를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 등을 앞둔 정치권의 행보가 수직증축 허용 여부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