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주택청약종합저축(종합저축)이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 상품을 '만능통장'이라고 불렀다. 반드시 가입해야 할 필수 상품으로 꼽혔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국토해양부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1498만3180명이다. 5월(1502만9780명)보다 4만6600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종합저축이 도입되기 직전인 2009년 4월 584만9043명이었다. 종합저축이 생긴 이후 가입자 수가 900만명 안팎 늘어난 것이다.

통장별로 보면 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4월 이후에도 소폭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청약저축과 청약예금,청약부금 가입자 수는 내림세다.

◆만능통장으로 소득공제 혜택


종합저축의 가장 큰 장점은 청약저축과 청약예금,청약부금 등 종전 주택청약 상품을 하나로 통합했다는 것이다.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을 가리지 않고 모든 신규 분양주택에 청약할 수 있다.

적립식이 기본이지만 거치식도 병행할 수 있다. 가입액은 매달 2만원 이상 50만원 이내다. 5000원 단위로 자유롭게 납입하면 된다. 실명이 확인된 모든 개인이 가입할 수 있다. 주택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다. 국민주택 임대주택 민영주택 등 주택 유형을 가리지 않고 청약할 수 있다.

기존 청약통장과 달리 민영주택에 청약할 땐 최초 청약 때의 지역별 금액을 기준으로 주택 규모가 정해진다. 예를 들어 종합통장에 서울지역 무주택 가구주가 300만원 이상 예치하면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2년간 매달 2만~50만원을 적립하면 공공주택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소득공제 혜택도 중요한 부분이다. 종합저축은 연간 불입액의 40%(한도 48만원)만큼 소득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대상은 무주택 가구주인 근로소득자로,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청약하는 경우다.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선 가입신청 때 무주택 가구주임을 확인하는 서류(주민등록등본 무주택확인서 등)를 은행에 제출하고 해당 통장이 '소득공제 대상'임을 확인해야 한다.

◆청약저축 · 부금 · 예금 차이는


만능통장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현행 청약제도의 틀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기존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가입자도 여전히 많다. 옛 제도를 꼼꼼하게 알아둬야 하는 이유다.

청약저축은 정부가 관리하는 국민주택기금으로 조성 · 운영된다. 정부가 원리금 지급을 보장한다. 청약저축은 적금 형식이다. 순위별로 정해진 기간 이상 저축하면 민간건설 중형 국민주택을 포함해 국민주택의 청약 우선권이 부여된다. 무주택 가구주만 가입할 수 있다. 매달 2만원 이상 10만원까지 5000원 단위로 납입할 수 있다. 1인 1계좌만 가입할 수 있다.

청약부금도 청약저축과 마찬가지로 적금 형식으로 매달 저축액을 납입하는 방식이다. 저축 합계액이 지역별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청약예금 예치금액 이상이고 순위별로 정해진 기간이 경과하면 민간건설 중형 국민주택 및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 청약권이 부여된다. 월 10만원 이상 납입하면 된다. 자유적립식은 5만원 이상 50만원 이내에서 불입하면 된다.

청약예금은 거주지역별 희망주택 면적에 따른 예치금액을 넣고 순위별로 정해진 기간이 경과하면 민간건설 중형 국민주택을 포함한 민영주택의 청약 우선권이 주어진다. 예치금액은 지역별 및 가구별로 각각 다르다.

◆만능통장으로 특별공급분 노릴 만

종합저축을 사용해 공공과 민영주택 어디든 자유로운 청약이 가능하다. 종합저축 가입자 중 무주택 세대주라면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주택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1순위라고 하더라도 공공주택 일반공급은 저축총액이 많은 사람이 우선이다. 서울 강남권 보금자리주택과 같은 인기 물량의 당첨확률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종합저축은 한 달에 최대 5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공공주택 청약 때 인정하는 예치금액은 한 달 최대 10만원(10만원 초과 금액은 예치금으로만 인정)이다. 따라서 2년이 지나도 저축총액이 240만원에 불과하다. 보금자리주택은 저축총액이 1000만원이 넘어야 당첨 가능성이 있다.

종합저축 가입자라면 신혼부부,생애최초 등 공공분양 특별공급 물량을 우선 공략하는 게 좋다. 1순위만 만족시킨다면 추첨으로 당첨자를 결정하는 방식이어서다. 민영주택의 경우에는 경쟁률이 크게 높지 않은 단지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예치액이 낮은 경기권 중소형 면적을 우선 고려해볼 만하다. 경기도의 85㎡ 이하 청약 예치금액은 200만원이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보금자리주택을

무주택 가구주인 기존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꾸준히 저축총액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보금자리주택 등 알짜 물량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 전용면적 85㎡ 이하 보금자리주택은 100% 청약가점제로 바뀌었다. 장기간 무주택자였던 사람을 빼면 사실상 당첨이 어려워졌다. 그만큼 청약저축의 희소성이 커졌다.

특히 이달 본청약이 진행될 예정인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일반공급은 청약저축 불입액이 많다면 반드시 신청하는 게 좋다. 가입기간이 짧은 주택청약저축 통장에 비해 당첨 가능성이 높다. 여유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시세의 85% 선인 임대 아파트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돈마련 재테크 상품으로 활용도


청약통장이 1순위가 아니고 가입시점이 최근이더라도 괜찮다. 목돈 마련을 위한 용도로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정기적금의 평균 금리가 연 3% 중후반이다. 종합저축의 경우 2년 이상 가입할 때 연 4.5%의 확정금리를 준다. 시중금리와 비교할 때 낮지 않은 편이다. 여기에다 무주택 근로자에게 연간 최대 48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혜택까지 제공한다.



이태훈 하나은행 방배서래골드클럽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