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첫 날 코스피지수가 미국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 완화에 힘입어 급반등하며 217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발목을 잡았던 가장 큰 요인인 미 재무위기 부담이 줄어들면서 코스피지수가 긍정적인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기록한 전고점(2228.96) 돌파에 대한 기대도 부풀고 있다.

1일 오전 10시5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41포인트(1.85%) 뛴 2172.62를 기록 중이다.

이날 장 시작 전 전해진 미국 부채한도 협상 진전 소식이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며 지수는 2160선을 회복하며 장을 출발했다. 이어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상승폭을 키운 지수는 2170선도 넘어섰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상원과 하원 모두 채무한도 협상에 합의해 미국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합의 사안은 1조달러 지출을 먼저 삭감한 뒤 나머지 1조8000억달러를 연내 추가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채한도를 두 단계에 걸쳐 2조8000억원 더 늘리고 재정지출 삭감 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에선 증시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 중소형주 대비 주춤했던 대형주들의 상승 기조가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직전 고점까지 상승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중소형주 대비 취약했던 시총상위 종목들이 양호한 증시 흐름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발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조정받은 폭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반등 폭이 예전과 같이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면서도 "불확실성 해소로 2200선 수준까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이달 중으로 2200선 회복에 이어 전고점 돌파도 기대할 만하다는 관측이다. 대신 대우 솔로몬 신한금융투자 유진 한양 KTB NH 등 8개의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8월 코스피지수 전망치의 고점 평균은 2257.5로 집계됐다. 전고점보다 30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업종별로는 기존 주도업종인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 등이 유망업종으로 꼽혔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팀장은 "대형주의 원기회복 기조와 중소형주의 추가 상승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자동차를 중심으로 철강·기계 등 소재·산업재가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과거 미국 경기 회복 가속화 시기에 선전했고,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자동차 부품, 철강·기계, 화학, 정유 등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조언이다.

박 연구위원은 "자동차와 정유, 화학, 조선을 비롯해 미국 경기 회복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정보기술(IT)주도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