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에서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 계획을 발표한지 약 한달이 지났다. 인기 없는 지역의 해외 펀드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섹터 펀드들이 청산 절차를 밟았다.

지난달 5일 자산운용회사와 펀드 판매회사는 소규모펀드 정리 계획을 마련하여 연말까지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펀드 중 644개 펀드가 연내 해산될 예정이다.

1일 현재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처리방안결정사실을 공지하고 해지가 결정된 소규모 펀드는 66개에 이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33개, 푸르덴셜자산운용이 13개, 메리츠자산운용이 8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개, 와이즈자산운용이 5개, 대신자산운용이 1개 펀드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설정액이 작고 추가로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도 없어 운용사들이 해산하겠다고 결정한 펀드다. 이 중에는 설정액이 200만원 밖에 안되는 펀드도 있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펀드 사이즈가 극도로 작아 운용하기 힘든 펀드들이 대부분"이라며 "설정액이 작아도 추가 매각 계획이 있는 펀드들은 살려둘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흐름으로 봤을 때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을 펀드들은 판매사와 합의 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청산이 결정된 소규모 펀드들 중에는 투자자에게 외면 받은 지역의 해외 펀드들이 다수 포함됐다.

'한국투자이슬람' 펀드, '한국투자라틴펀더멘탈인덱스' 펀드, '미래에셋재팬컨슈머' 펀드 등이 소규모 펀드로 해산됐거나 해산이 확정된 해외 펀드다.

지난달 25일 기준 한국투자이슬람 펀드의 1년 수익률이 9.75%, 한국투자라틴펀더멘탈인덱스 펀드는 5.63%로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8.50%)에 크게 뒤쳐지지는 않았지만, 해외 펀드 환매 열풍과 투자 지역 편중 속에 투자자들의 큰 관심은 끌지 못했다.

국내 펀드 중에서는 '메리츠바이오시밀러' 펀드, '와이즈바이오21' 펀드, '한국투자테크놀로지' 펀드 등의 섹터 펀드가 설정액 미달로 해산이 결정됐다. 테마 펀드 중에 '와이즈히어로-한류열풍' 펀드는 해산일(5월16일) 기준 1년 수익률이 22.16%로 나쁘지 않았지만 설정액 50억원 미달로 해산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임의해지의 경우 공시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이 밖에도 청산된 소규모 펀드의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소규모 펀드 현황에 대해 재조사할 때 개별적으로 청산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