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라운지] 토종 제약사 '시련의 계절'…1위 동아제약마저 상반기 성장 정체
국내 제약사들이 상반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 증가율 5%를 넘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을 만큼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1일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주요 제약사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14개 제약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 영업이익은 24.4%,순이익은 33.5% 급감했다.

업계 1위인 동아제약은 상반기 매출 4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억원(2.9%)가량 늘었다. 매년 4~5% 이상 견조한 성장을 해온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정체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약 라운지] 토종 제약사 '시련의 계절'…1위 동아제약마저 상반기 성장 정체
우루사 '간 때문이야' 광고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대웅제약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상반기 합계 3504억원)을 기록,지난해보다 4.63%(155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광고비 등의 부담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와 27.1% 줄었다.

지난해 신종플루 백신 매출로 제약사 시가총액 1위에 이름을 올렸던 녹십자는 백신 특수가 사라지며 매출이 급감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23.6% 감소한 3425억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의 1154억원보다 72.9% 줄어든 313억원에 그쳤다.

유한양행은 매출 335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6% 늘었고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을 꾸준히 유지해온 종근당도 매출 증가율이 4.56%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보험의약품 일괄 약가 인하 정책을 강행하자 제약업계는 2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진수희 장관 퇴진운동을 벌이는 등 대규모 시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가 더 낮아지면 토종 제약사들은 최소 3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