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권승기 씨(32)는 시중은행 적금에 가입하면서 기본금리에다 0.9%포인트의 이자를 더 받게 됐다. 이 은행이 제시한 우대조건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 은행과 처음 거래를 트면서 0.3%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받았고 인터넷뱅킹 가입 및 카드 발급 등으로 0.6%포인트를 더 챙길 수 있었다. 권씨는 "여러 금리우대 조건을 잘 따져봤더니 저축은행 수준의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숨어있는 우대금리 혜택을 잘 누릴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주거래 은행을 만들고 그 은행의 '충성고객'이 되는 게 정답이다. 다른 방법도 있다. 수신상품과 카드 펀드 보험 등을 '세트'로 가입하거나 자신의 연령 · 직업에 맞는 맞춤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대금리 혜택만 잘 활용해도 최대 1%포인트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 통상 저축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 수신금리가 은행보다 1%포인트가량 높지만 각종 우대 혜택으로 그 격차를 메울 수 있다.

◆주거래 은행 만드는 게 첫 걸음

재테크의 기본은 '주거래 은행 만들기'다. 은행들은 단골 고객에게 차별화된 금리와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각 고객에 대해 수신과 대출 카드 보험 펀드 등 거래실적을 점수화하고 일정 점수 등급이면 주거래 고객으로 선정해 우대혜택을 부여하는 식이다. 급여이체가 가장 중요하다. 각종 공과금과 아파트 관리비,카드대금 결제뿐만 아니라 예금 적금 보험 펀드 대출 등의 거래를 한 은행에 집중하면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물론 이용 실적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주거래 은행을 만들었다면 자신의 등급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요즘 은행들은 거래고객 가족의 실적까지 합산하는 추세다. 가족끼리 한 은행에 거래를 몰아놓으면 가족 전체의 등급을 높이는 데 좋다. 이런 방법을 통해 예 · 적금에 대한 금리우대는 물론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대출을 받을 때는 이자를 감면받을 수 있다.

◆금리 인상 · 인하 요구도 가능


예 · 적금에 가입하거나 대출을 받을 때 은행과 직접 '금리 협상'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은행들은 대체로 지점장 재량으로 0.1%포인트 안팎의 금리를 우대해줄 수 있다. 예금액이 5000만원 이상 거액이라면 금리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대출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처음 대출 받을 때보다 자신의 신용상태가 개선됐을 때 은행에 근거서류를 제출하고 이자율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이 제도가 도입된 지 오래됐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예컨대 △전 직장보다 신용등급이 높고 안정적인 직장으로 이직 △연소득이 대출 당시보다 15% 이상 증가 △직장 내 승진 등의 경우에 금리인하를 신청할 수 있다.

◆첫 거래만 터도 우대금리 혜택

은행권은 처음 거래하는 사람에게 우대금리 혜택을 많이 주는 편이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신규 고객에 대한 우대금리 폭은 시장 점유율이 낮은 은행일수록 많이 지급한다. 은행권 점유율은 국민 우리 신한 기업 하나 외환 등의 순서다. 이 밖에 산업은행과 농협 수협 등 특수은행도 개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 수준의 우대금리를 주고 있다. 신한은행의 '민트 적금'은 신규로 인터넷뱅킹,폰뱅킹 등에 가입할 때 0.1%포인트의 금리를 더해주는 상품이다. 하나은행의 '여우 예금'은 신규 고객에게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 통장'은 신규 고객에 대해 0.3%포인트를 주고 만기 때 재예치하면 0.2%포인트를 추가해준다.

◆'세트 가입'도 충분히 활용할 만


은행들은 '교차 판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원들이 창구를 찾은 고객에게 적금과 함께 신용카드 가입을 권유한다든지 계열사 보험과 펀드 가입을 유도하는 것도 교차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다. 은행은 교차 판매로 수익이 나는 만큼 고객에게 우대금리로 되돌려주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사랑 정기적금'은 급여이체 및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할 때 0.2%를 우대해준다. 최고 연 4.3%의 금리가 가능하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은 급여이체 설정과 신용(체크)카드 신규 가입,적립식예금 10만원 이상 추가 가입 등 조건에 따라 최고 0.6%포인트를 더 준다. 산업은행 'KDB프리미어 정기예금'은 △펀드 가입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에 자동이체 설정 등의 조건에 따라 0.2%포인트를 더해준다.

◆공동구매 · 출산 · 사회봉사 때도 유리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수신상품에 가입하면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농협의 '채움 같이의 가치 적금',국민은행의 'KB국민 프리미엄 적금' 등이 대표적이다. 비은행권에선 토마토저축은행의 '토마토플러스 정기적금'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다함께 정기적금',인천 에이스저축은행 등이 관련 상품을 팔고 있다.

국민은행의 'KB행복맘 적금',기업은행의 'IBK탄생기쁨 적금',하나은행의 '행복출산 적금' 등은 임신이나 출산 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제일저축은행,동부저축은행도 비슷한 출산 우대 상품이 있다. 하나은행 대구은행 수협은행 등은 봉사하면 이자를 더 주는 사회공헌 예 ·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