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만기 "노인 60% 생활비,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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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복지 캠페인 펼치는 허만기 도덕성회복연합 대표
노인복지, 국가만으론 해결 안돼…국민모금운동 펼쳐 복지사업
노인 공경은 도덕성 회복 첫걸음
노인복지, 국가만으론 해결 안돼…국민모금운동 펼쳐 복지사업
노인 공경은 도덕성 회복 첫걸음
한국은 200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7.2%로 고령화 사회(노인 비중 7% 이상)에 진입했다. 지난해 노인 인구 비중은 11%로 535만명에 이른다. 고령 사회(노인 14% 이상)에 들어가는 것은 2018년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들어가는 데 미국이 72년,일본이 24년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진행이다. 국내 노인 비중은 2030년 24.3%, 2050년 38.2%로 전망된다.
노인 증가 추세에 비해 노인 복지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금(공적,개인 등 모든 형태) 수령 시기가 된 55~79세 인구 중 지난 1년간 실제로 연금을 받은 사람은 47.2%에 그쳤다. 수령자 중 월 10만원 미만을 받는 사람이 44.8%였고 이들을 포함해 50만원 미만 수령자가 83.8%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노인 복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허만기 도덕성회복국민연합 대표(78)를 만나 노인 복지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허 대표는 "노인 복지 문제는 정부나 제도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며 "온 국민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지금 노인문제입니까.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독거노인 수가 104만명에 이릅니다. 노인 다섯명 중 한 명은 혼자 산다는 얘깁니다. 독거노인의 월평균 소득은 56만원입니다. 이 중 60% 이상은 1인가구 최저생계비(50만4000원)에도 못 미치는 50만원으로 한 달을 삽니다. 노인들이 매년 4000명 이상 자살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 생각됩니다. 독거노인들 중 상당수는 죽어서도 며칠씩 방치됩니다. 바로 화장터에 짐짝처럼 실려간 후 이름 모를 강이나 산에 뿌려집니다. 한국의 경로사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무엇입니까.
"무연고 독거노인들의 장례식 치러주는 일부터 하겠습니다. 장례식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물론 다른 나라도 독거노인들을 비슷하게 취급할 것입니다. 때문에 한국에서 먼저 이런 사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 사업을 본격 시행하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제도적인 접근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상속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농촌에 가보면 생전 코빼기도 안 내밀던 자식들이 부모가 죽으면 득달같이 달려와 논 밭 다 팔아버리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이런 불효자들에게 왜 상속해줘야 하나요. 효도한 정도에 따라 재산상속도 차등화해야 합니다. 상속 관련 소송에는 배심제도 같은 민간인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온 국민 모금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 국민연합에 참여한 사람들의 서명을 담은 성명서를 전국에 알리겠습니다. 모금을 통해 노인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전 국민의 행복지수도 올라갈 것입니다. "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나요.
"김수한 전 국회의장,박희태 국회의장,권철현 주일대사 등이 발기인으로 나섭니다. 고문은 김기춘 김성곤 이계안 등 전 · 현직 의원과 기업인들이 참여했습니다. 도덕성회복국민연합이 출범한 것은 2007년께입니다. 당시 지인들 사이에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이후 사람들과 꾸준히 만나면서 노인 문제가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올 들어 노인복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며 서명운동을 했습니다. 여기에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강영훈 전 국무총리,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 등 대한민국 원로 150여명이 함께했습니다. "
▼도덕성 회복운동 시초는 언제입니까.
"1974년 한국이 처음으로 연간 교역규모 100억달러를 달성했을 때 기업가, 근로자할 것 없이 정말 온 국민이 하나가 돼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37년이 지난 올해 교역규모가 100배나 커진 1조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하지만 남의 일 보듯 할 뿐 어느 누구도 기뻐하는 이를 보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자기만 챙기는 나라가 됐나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무너지고 있는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
▼노인 문제와 도덕성 회복의 관계는 어떤가요.
"우리 민족은 건국 이념인 홍익인간에서부터 유학의 경로효친 사상까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인륜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족이었습니다. 수많은 외침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강국이 된 것도 이런 정신이 근간이 된 것입니다. 경로효친 사상이 살아나면 다른 윤리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덕성 회복의 시초를 노인 공경으로 잡은 것입니다. "
▼구상 중인 다른 사업은 있나요.
"북한 주민 돕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포들이 굶고 있는데 모른 척하는 건 인륜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인도주의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것은 정치나 외교,이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
◆ 허만기 대표는…
1933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27세 때인 1960년 경남 도의회 의원으로 선출됐으며 13대 국회의원(1988~1992년)을 지냈다. 1980년 한국경제과학연구원을 설립,제임스 토빈 미국 예일대 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을 초청해 56차례에 걸쳐 경제ㆍ정책 세미나를 열어왔다.
2006년부터 성균관유도회(儒道會) 총재를 맡고 있으며 2009년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위원으로 선임됐다. 2007년 지인들과 함께 도덕성회복국민연합을 조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노인 증가 추세에 비해 노인 복지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금(공적,개인 등 모든 형태) 수령 시기가 된 55~79세 인구 중 지난 1년간 실제로 연금을 받은 사람은 47.2%에 그쳤다. 수령자 중 월 10만원 미만을 받는 사람이 44.8%였고 이들을 포함해 50만원 미만 수령자가 83.8%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노인 복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허만기 도덕성회복국민연합 대표(78)를 만나 노인 복지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허 대표는 "노인 복지 문제는 정부나 제도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며 "온 국민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지금 노인문제입니까.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독거노인 수가 104만명에 이릅니다. 노인 다섯명 중 한 명은 혼자 산다는 얘깁니다. 독거노인의 월평균 소득은 56만원입니다. 이 중 60% 이상은 1인가구 최저생계비(50만4000원)에도 못 미치는 50만원으로 한 달을 삽니다. 노인들이 매년 4000명 이상 자살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 생각됩니다. 독거노인들 중 상당수는 죽어서도 며칠씩 방치됩니다. 바로 화장터에 짐짝처럼 실려간 후 이름 모를 강이나 산에 뿌려집니다. 한국의 경로사상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무엇입니까.
"무연고 독거노인들의 장례식 치러주는 일부터 하겠습니다. 장례식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물론 다른 나라도 독거노인들을 비슷하게 취급할 것입니다. 때문에 한국에서 먼저 이런 사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 사업을 본격 시행하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제도적인 접근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상속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농촌에 가보면 생전 코빼기도 안 내밀던 자식들이 부모가 죽으면 득달같이 달려와 논 밭 다 팔아버리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이런 불효자들에게 왜 상속해줘야 하나요. 효도한 정도에 따라 재산상속도 차등화해야 합니다. 상속 관련 소송에는 배심제도 같은 민간인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온 국민 모금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 국민연합에 참여한 사람들의 서명을 담은 성명서를 전국에 알리겠습니다. 모금을 통해 노인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전 국민의 행복지수도 올라갈 것입니다. "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나요.
"김수한 전 국회의장,박희태 국회의장,권철현 주일대사 등이 발기인으로 나섭니다. 고문은 김기춘 김성곤 이계안 등 전 · 현직 의원과 기업인들이 참여했습니다. 도덕성회복국민연합이 출범한 것은 2007년께입니다. 당시 지인들 사이에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이후 사람들과 꾸준히 만나면서 노인 문제가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올 들어 노인복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며 서명운동을 했습니다. 여기에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강영훈 전 국무총리,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 등 대한민국 원로 150여명이 함께했습니다. "
▼도덕성 회복운동 시초는 언제입니까.
"1974년 한국이 처음으로 연간 교역규모 100억달러를 달성했을 때 기업가, 근로자할 것 없이 정말 온 국민이 하나가 돼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37년이 지난 올해 교역규모가 100배나 커진 1조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하지만 남의 일 보듯 할 뿐 어느 누구도 기뻐하는 이를 보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자기만 챙기는 나라가 됐나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무너지고 있는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
▼노인 문제와 도덕성 회복의 관계는 어떤가요.
"우리 민족은 건국 이념인 홍익인간에서부터 유학의 경로효친 사상까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인륜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족이었습니다. 수많은 외침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강국이 된 것도 이런 정신이 근간이 된 것입니다. 경로효친 사상이 살아나면 다른 윤리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덕성 회복의 시초를 노인 공경으로 잡은 것입니다. "
▼구상 중인 다른 사업은 있나요.
"북한 주민 돕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포들이 굶고 있는데 모른 척하는 건 인륜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인도주의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것은 정치나 외교,이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
◆ 허만기 대표는…
1933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27세 때인 1960년 경남 도의회 의원으로 선출됐으며 13대 국회의원(1988~1992년)을 지냈다. 1980년 한국경제과학연구원을 설립,제임스 토빈 미국 예일대 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을 초청해 56차례에 걸쳐 경제ㆍ정책 세미나를 열어왔다.
2006년부터 성균관유도회(儒道會) 총재를 맡고 있으며 2009년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위원으로 선임됐다. 2007년 지인들과 함께 도덕성회복국민연합을 조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