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사진)가 최근 국민공모주 방식의 기업 매각을 연일 들고 나온 배경을 홍 대표의 친서민 행보와 내년 선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홍 대표는 지난달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정책이 '이자율 상한제'일 정도로 친서민을 표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반기업 정서가 퍼지고 있는 점과 내년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다는 점도 국민공모주를 제기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외국계 자본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작년엔 지분 매각 수입으로 5909억원을 잡아놨으나 매각이 불발됐고,올해엔 또 7393억원을 수입액으로 잡고 있다. 국민에게 공기업의 일부 지분을 판다면 국민 정서를 붙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국민공모주 방식 매각이 홍 대표가 지난달 14일 밝힌 우리금융지주나 대우조선해양보다는 현실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우리금융지주나 대우조선해양과는 달리 공기업인 데다 사실상 국내 항공물류 수요를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작년 1조286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 이익은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33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민공모주 방식 매각이 홍 대표가 언급한 대로 서민들의 재산 증식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1988년 포항제철 때에도 1명당 10주 정도만 배정됐고 3년 이상 보유 투자자에게는 공모가(1만5000원)보다 30% 싼 주당 1만500원에 주식을 팔았지만 상장 3년 뒤 포항제철의 주가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