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대형 증권사가 지난해 고객 예탁금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1000억원대 수익을 슬그머니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 삼성 현대 우리투자 한국투자 등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는 지난 3월 말 현재 고객예탁금 7조3709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이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 고객들에게 예탁금 이용료로 지불한 금액은 총 688억원에 불과했다. 연 이용요율이 평균 1%도 안 되는 셈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고객예탁금을 관련 법령에 따라 예수금과 신탁 등 두 가지 형태로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다. 증권금융은 예수금에는 기준금리와 동일한 이자를，신탁에는 자체 운용수익을 각각 계산해 증권사에 지급한다.

증권금융은 지난 회계연도에 일평균 17조6579억원의 예탁금을 신탁 운용해 운용수익 5240억원을 증권사에 돌려줬다. 신탁 운용수익은 연 3% 정도다.

증권금융은 또 같은 기간 예수금에 연 2.0~3.25%의 이자를 증권사에 지급했다. 신탁이든 예수금이든 증권사가 최소 1%포인트 이상의 중간마진을 뗄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식으로 국내 5대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예탁금 운용수익 1150억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좌동욱 기자 left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