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일 선물 시장에서 1조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자 외국인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단기 차익을 위한 움직임일 뿐 추세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코스피200지수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883억원(9806계약)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 거래일까지 이틀간 순매도하던 외국인은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매수 주문을 쌓아간 데 이어 1시간 만에 1조원 순매수를 돌파했다. 순매수 금액으로는 지난 5월31일(1조4505억원) 이후 최대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했다고 이날 밝히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대규모 선물 매수 유입으로 베이시스(현 · 선물 가격차이)도 개선됐다. 이는 7430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로 이어져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춤하던 외국인 매수가 선물시장에 복귀 조짐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도 6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서 본격적인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악재로 인한 부담을 덜어낸 것이 외국인 선물 매수의 계기가 됐다"며 "최근 코스피지수 수준이 올라 계약 금액의 전반적인 규모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를 보는 외국인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렸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악재가 완화되면서 미국 나스닥 선물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며 "외국인이 일시적 차익을 노리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근 선물 시장이 하루 단위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장기 추세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와 선물지수 모두 박스권 상단에 있어 향후 조정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