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지원으로 기사회생한 서울 저동 '삼일로 창고극장'이 3개월간의 개 · 보수 공사를 마치고 오는 10일 다시 문을 연다.

재개관 작품은 이강백 원작의 뮤지컬 '결혼'으로 다음달 24일까지 공연된다. 이 작품은 1976년 이곳에서 단막극으로 공연된 후 수 차례 관객들을 만났다. 탤런트 박형준,뮤지컬 배우 한은비,이창완 등이 출연해 신세대 결혼관을 풍자한다.

창고극장은 1975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민간 극장이다. '빠알간 피터의 고백' '세일즈맨의 죽음' 등 걸출한 작품으로 소극장 연극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재정난으로 폐관 직전까지 갔다가 태광그룹과 중구청,연극인들의 후원으로 명맥을 잇게 됐다. 태광그룹은 3년 동안 극장 운영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후원 규모는 총 2억7000만원가량이다.

이번 공사로 천장 방수 시설을 갖췄고 객석은 68석에서 106석으로 늘어났다. 안락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의자도 바꿨다. 극장 2층의 갤러리는 관객들이 차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로 꾸몄다.

정대경 창고극장 대표는 "그동안 지친 마음을 가다듬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로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소극장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