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차·화·정'…당분간 매력 있는 'face株'를 봐라
글로벌 경기의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부진한 제조업 지수는 미국 부채한도 증액 협상 타결로 형성됐던 '안도 랠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동차와 정유 등 기존 주도업종이 심하게 흔들렸다. 반면 섬유 · 의복,유통 등 내수업종은 상대적으로 힘을 냈다. 전문가들은 대외변수의 위력에서 자유로운 내수주를 투자 대안으로 지목하고 있다.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강세도 내수주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음식료(food) · 항공(airline) · 의류(clothes) ·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등 소위 'face주'가 대표적이다.

◆급락장에서 꿋꿋한 내수주

코스피지수는 2일 51.04포인트(2.35%) 내린 2121.27로 장을 마쳤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7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2009년 7월 이후 가장 저조한 50.9에 그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도주였던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이 먼저 타격을 입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롯데쇼핑(3.78%) LG생활건강(0.52%) KT(0.38%) NHN(0.94%)은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업종별로는 섬유 · 의복과 유통업종이 상승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대외변수 영향이 적은 데다 실적 모멘텀까지 갖춘 내수주를 하반기 주목 대상으로 꼽았다.


◆원화 강세도 내수주의 동력

원화 강세는 내수주가 주목받는 최대 요인 중 하나다. 작년 말 달러당 1130원대였던 환율은 7.4% 절상된 1050원대를 기록 중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재료값이 떨어지면서 내수주의 구매력이 높아진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은 민간소비였다"며 "하반기에는 국내 소비회복이 상반기보다 강화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절상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과 음식료,게임 등 내수업체들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것도 기대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유통 · 음식료업체들이 중국 등에 진출하고 있고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K팝 열풍을 통해 해외 수익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마트 롯데쇼핑(유통) 오리온 CJ제일제당 농심(음식료) LG패션 베이직하우스(의류) 등이 대표적이다.

◆'차 · 화 · 정' 랠리 가능성은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 · 달러 환율과 업종별 주가흐름을 살펴보면 제약과 바이오,유틸리티 등 내수업종이 뚜렷한 역(逆)의 관계를 나타냈다"며 신한지주 GS건설 롯데쇼핑 녹십자 등을 추천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내수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롯데쇼핑과 락앤락,베이직하우스,영원무역 등이 수혜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변수가 위력을 떨치면서 수출주는 당분간 출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발(發) 악재에다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차 · 화 · 정 랠리'는 예전처럼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환율 하락도 수출주의 해외 가격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수주에 일단 관심을 기울이되 주가 수준이 다시 낮아질 경우 경기 민감주에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임근호/김유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