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영국 대학들이 타 학교 우수 학생들을 스카웃 할 수 있게 된다. 우수 학생을 유치해 학교의 평판을 높이고 학생 수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내년부터 영국의 중위권 대학들이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수업료를 깎아주는 방식으로 다른 학교의 우수 학생들을 유치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중위권 대학들은 7500파운드(1300만원) 정도로 책정된 연간 등록금을 깎아주거나 장학금을 주면서 동급 대학에서 ‘AAB’ 이상의 성적을 받은 우수 인재나 상위권 대학의 학생들을 데려올 예정이다. 켄트 대학은 상위권 대학에서 ‘AAA’ 등급을 받는 학생들에게 20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해 스카웃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들이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선 것은 최근 등록금 인상이 허용되면서 학생 수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달 초 영국의 대학 감독기관인 ‘공정한 기회 보장기구(OFFA)’는 영국내 123개 대학 가운데 80개 대학이 내년 가을학기부터 연간 등록금을 9000파운드(15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는 기존 등록금 상한선인 3300파운드의 약 3배다. 가디언은 “좋은 인재를 스카웃해서 대학의 이름을 높이는 방식은 기업형 경쟁 구조”라고 평가했다.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등록금이 오른 상태에서 우수 학생들을 다른 학교에서 데려오면 저소득층 우수 인재들이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막힌다는 주장이다. 노동당 관계자는 “2012년부터 대학 지원자가 10% 이상 줄어들 것” 이라며 “등록금 빚더미에 올라앉을 것을 두려워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비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감안해 대학들은 저소득층 입학을 더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옥스퍼드대는 저소득층 학생 비율을 현재 6%에서 9%로,케임브리지대는 저소득층 학생수를 현재 80명에서 103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런던정경대(LSE)도 진학률이 저조한 공립학교 출신 입학생을 현재 257명에서 2017년까지 400명으로 늘린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