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코스피 지수가 연일 급락하며 2100선을 내주고 미끄러졌다.

미국 경기의 '더블딥(이중침체) 공포'가 투자심리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은 "유럽지역과 미국의 신용이슈와 더불어 펀더멘털(기초체력) 우려까지 더해져 지금의 증시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반대로 긍정적이었던 지난 상반기 미국 기업들의 영업실적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상승동력),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역시 높은 것도 사실"이라며 "따라서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남유럽 재정위기와 일본의 대지진,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이르기까지 증시악재가 잇따르면서 지난 상반기 내내 기업실적 모멘텀이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모멘텀이 앞으로 지수의 추가하락을 막아낼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추격 매도는 바람직하지 않은 전략이라는 게 김 팀장의 판단이다.

그는 특히 이번 주말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고용지표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30만건대로 줄었고, 지난 6월 지표가 '쇼크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저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6~7월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정적이라는 것은 일본 대지진 영향 탓에 이미 예상 가능했었다"며 "대지진 여파는 8월부터 본격 사라질 것으로 보여 지수의 반전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갈수록 진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 팀장은 "지난 1월말 외국인들이 대외불확실성으로 매도했을 때만 해도 매도규모가 5000억~1조원에 달했다"며 "그러나 외국인들은 꾸준히 주식비중을 줄여왔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빠지고 있는 한국증시에서 더 이상 매도 규모를 늘려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들은 또 이날 선물시장에서 1000계약 이상 순매수하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한국증시에서 차익실현을 끝낸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