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코닝정밀소재가 말레이시아에 태양전지용 유리공장을 짓는다. 지난달 1일자로 삼성전자로 부터 태양전지 사업을 넘겨받은 삼성SDI도 말레이시아에 태양전지 셀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말레이시아가 삼성의 '제2 태양전지 집적단지'가 될 전망이다.

◆삼성,말聯에서 태양전지 유리 공장

3일 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세렘반에 자리잡은 브라운관(CRT)용 유리 생산라인을 태양전지용 유리공장으로 전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LCD와 PDP에 밀려 사양산업화 되고 있는 CRT유리 대신 그룹에서 신수종 사업으로 정한 태양전지용 유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생산라인 전환에 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라인 전환에 나서 2013년 하반기부터 태양전지용 유리를 본격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태양전지용 유리는 폴리실리콘을 이용해 만드는 결정형 태양전지 셀 위에 붙인다.

삼성코닝정밀소재가 말레이시아에 태양전지 유리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해외 생산라인을 모색해온 삼성SDI도 이 지역에 제2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SDI는 지난달 1일 삼성전자로부터 태양전지 사업 일체를 넘겨받은 뒤 2015년까지 태양전지 분야에 2조원을 투입,현재 150㎿인 생산규모를 300㎿로 늘리고 2015년까지 3GW로 대대적으로 증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앞서 "경기도 기흥에 있는 국내 생산라인 외에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태양전지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삼성SDI가 말레이시아 세렘반에 4개의 브라운관 TV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태양전지 생산라인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의 계획이 구체화되면 말레이시아는 삼성그룹의 태양전지 사업 주력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태양전지 수직계열화 완성

삼성코닝정밀소재는 태양전지용 유리 사업에 이어 잉곳 · 웨이퍼 부문에도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태양전지 사업 수직계열화 체계가 완성된 모습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태양전지 사업은 '폴리실리콘→잉곳 · 웨이퍼→태양전지 셀 · 모듈(특수유리 포함)→태양광 설치 · 발전' 등 4단계로 나뉜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의 원재료이고 잉곳은 폴리실리콘을 녹여 만든 원기둥 모양의 결정을 말한다. 잉곳을 얇게 절단해 웨이퍼를 만들고 여기에 전극선을 붙이면 태양전지 셀이 된다. 셀의 집합이 모듈이다.

삼성그룹은 작년 5월 신수종사업 추진 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태양전지 분야에 6조원을 투자해 매출 10조원을 올린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 비전에 따라 계열사별로 태양전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삼성정밀화학,태양전지 셀 · 모듈은 삼성SDI,태양광 발전은 에버랜드 · 삼성물산이 각각 나눠 맡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